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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그리고 어떻게 지켜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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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 그리고 어떻게 지켜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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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폴란드, 콜롬비아… 권위주의에 맞선 시민운동의 세계적 사례들이 미국과 한국에 던지는 질문. 비폭력 저항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민주주의는 쿠데타로만 죽지 않는다. 선거로도 죽는다.

이 문장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그 불편함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터프츠대학교 플레처 스쿨의 존 샤텍 교수와 덴버대학교 올리버 카플란 교수는 지난 2월 24일 열린 웨비나에서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뤘다. 두 사람이 공유한 것은 단순한 학술 분석이 아니었다. 헝가리에서 직접 권위주의 정부에 맞서 싸운 경험, 그리고 콜롬비아·칠레·우크라이나 등 세계 곳곳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억압에 저항해왔는지에 대한 현장의 기록이었다.

권위주의는 어떻게 생겼는가

권위주의 체제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왕의 통치’다. 샤텍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권력은 중앙에 집중되고, 법원은 독립성을 잃으며, 견제와 균형은 사라진다. 개인의 권리는 권력자가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만 존재하고, 그마저도 언제든 박탈될 수 있다. 공포와 강압이 통치의 수단이 된다.

그런데 오늘날 가장 주목해야 할 특징은 따로 있다. 권위주의자는 이제 총칼이 아니라 투표함을 통해 등장한다. 민주적 선거로 권력을 잡은 뒤, 그 권력을 이용해 민주주의의 뼈대를 하나씩 해체한다. 카플란 교수는 2026년 민주주의 다양성 프로젝트(V-Dem) 보고서를 인용하며 미국이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지 않으며, ‘경쟁적 권위주의’로 이행 중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국 민주주의가 해체되는 속도가 “현대사에서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적시했다.

행정부 권한의 집중, 법원 명령 무시, 법집행의 군사화, 시민 감시. 이것들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카플란 교수는 한 가지 중요한 점도 짚었다. 시민 공간이 아직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다는 것. 거리 시위가 가능하고, 이런 대화 자체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사실이 저항의 여지를 남겨둔다.

헝가리에서 배운 것

샤텍 교수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부다페스트에서 중앙유럽대학교(CEU) 총장으로 재직하며 빅토르 오르반 정부의 권위주의화를 눈앞에서 목격했다. 헝가리는 1990년 70년간의 파시즘과 공산주의를 끝내고 민주주의를 시작한 신생 민주국가였다. 토대가 약했다.

오르반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헝가리 경제가 동유럽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민심의 분노를 파고들었다. 도시 엘리트 대 농촌 다수, 이민자, 외국인, 언론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분열을 조장했다. 권력을 잡은 후에는 헌법을 고치고, 의회 관련 법률을 손보고, 사법부와 언론의 독립성을 체계적으로 무너뜨렸다. CEU는 헝가리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않았기에 독립을 지킬 수 있었지만, 이주연구·젠더연구 프로그램 폐쇄 압력과 역사학과 검열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샤텍 교수가 주목한 것은 오르반의 ‘플레이북’이 대서양을 건넜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르반을 공개적으로 존경했고, 미국의 프로젝트 2025는 헝가리 모델을 상당 부분 참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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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시민들은 어떻게 저항했는가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버텼는가. 카플란 교수의 연구는 억압적 조건 속에서도 공동체가 스스로를 지키는 다양한 방식을 기록한다.

콜롬비아에서는 좌파 운동과 지역 공동체 네트워크가 공존하며 민주적 공간을 넓혔다. 칠레,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에서는 식량 지원 네트워크가 공동체의 자율성을 지키는 기반이 됐다. 콩고민주공화국의 마을들은 라디오 네트워크로 위험을 알렸고,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 경보 시스템을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미국에서는 Signal 앱을 활용한 조기경보 네트워크가 등장했고, 미네소타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바리케이드를 쳐서 연방 법집행 차량의 이동을 감시했다. 멕시코, 콜롬비아, 북아일랜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공통점이 있다. 억압적 조건과 강한 사회적 자본, 이 두 가지가 만날 때 이런 전략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든, 운동의 ‘비폭력성’을 명확히 알리는 것이 추가 탄압의 빌미를 차단하는 핵심이었다.

저항이 성공하려면

샤텍 교수는 권위주의에 맞서는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다양한 연대 구축통합적 서사 개발이다.

폴란드의 사례가 가장 선명하다. 폴란드는 2023년 선거에서 좌파·우파·중도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합을 구성해 권위주의 정부를 교체하는 데 성공했다. 연합의 구심점은 사법부 독립이라는 단일한 가치였다.

헝가리는 지금 그 실험을 진행 중이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오르반의 5선을 막으려는 야권 연합은 페테르 머저르를 중심으로 좌·우·중도 정당을 묶었다. 경제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긍정적 메시지를 유지하며, 중도적 언어를 사용한다. 성공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폴란드가 보여준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민사회의 토대도 중요하다. 헝가리는 수십 년의 전체주의 이후 ‘자원봉사’라는 단어 자체가 체제 협력의 냄새를 풍겼다. 반면 미국은 자원봉사와 공동체 협력의 긴 역사이 있다. 그러나 샤텍 교수는 수십 년간의 경제적 개인주의와 소비주의가 그 토대를 약화시켰다고 진단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권위주의의 위협이 그 토대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

한국이 이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

이 모든 이야기가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비교적 짧은 민주주의 역사이 있다. 2024년 12월 계엄령 선포 시도는 민주주의 제도가 얼마나 갑작스럽게 도전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것이 의회와 시민의 저항으로 막혔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헝가리와 폴란드의 교훈과 정확히 겹친다. 제도가 살아있을 때 시민이 행동해야 한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강하다. 촛불집회의 경험, 높은 투표율, 활발한 온라인 공론장. 그러나 정치적 양극화, 세대 간 가치 균열, 미디어 신뢰 하락은 ‘다양한 연대’를 어렵게 만드는 조건이기도 하다. 샤텍 교수가 말한 ‘통합적 서사’를 한국 사회가 만들어낼 수 있는가 — 이것이 진짜 질문이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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