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온실가스 규제를 포기한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온실가스 위험성 인정을 철회하며 17년간 유지된 기후 정책의 법적 근거를 해체. 글로벌 기후 대응과 한국 기업에 미칠 파급효과는?
17년 만에 뒤바뀐 과학적 결론
2007년부터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식 인정해온 사실이 있다. '온실가스가 공중보건과 복지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 이번 주, 이 과학적 결론이 공식 철회된다.
리 젤딘 EPA 청장은 수요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석탄 사용 확대 행사에 참석하며, 수은 및 대기독성물질 기준을 폐지한다. 이는 트럼프가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지시한 '위험성 인정 철회'의 전주곡이다.
문제는 단순한 정책 변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결정은 청정대기법 하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EPA의 모든 법적 권한을 무너뜨린다.
타이밍이 말해주는 것
아이러니는 시점이다. 지난 3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고, 과학자들이 기후 티핑포인트를 경고하며, 각 주와 도시들이 극한 기상과 대형 산불로 치솟는 비용에 허덕이는 바로 그 순간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여름 40도를 넘나든 폭염, 역대급 호우 피해를 겪었다. 그런데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규제 의지를 포기한다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같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들의 투자 논리 중 하나가 '미국의 친환경 정책'이었다. 이제 그 전제가 흔들린다.
기업들의 딜레마
미국 내 반응은 복잡하다. 석탄 업계는 환영하지만, 이미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전력회사들은 당황스럽다. 테슬라는 여전히 전기차를 만들고, 구글은 탄소중립을 추진한다.
한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삼성SDI는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을 계속할까?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투자는 어떻게 될까? 정부 정책은 바뀌어도 시장 흐름과 소비자 선호는 하루아침에 뒤바뀌지 않는다.
유럽은 여전히 탄소국경세를 추진한다. 한국 철강, 화학 업체들은 미국 규제 완화와 상관없이 EU 수출을 위해 탄소 저감에 투자해야 한다.
글로벌 기후 대응의 균열
더 큰 문제는 국제 공조다. 파리협정 체제에서 미국의 이탈은 다른 국가들의 의지도 약화시킬 수 있다. "미국도 안 하는데 우리가 왜?"라는 논리다.
중국은 이미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잡고 있다. 미국이 기후 정책에서 손을 뗀다면,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한국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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