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조원 관세 환급, 트럼프 정부에 '법의 벽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부분 관세 정책을 위헌 판결. 175조원 규모 환급과 함께 한국 수출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까?
175조원. 미국 연방대법원이 금요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대부분을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환급될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이다. 6대 3 판정으로 내려진 이번 결정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첫 번째 큰 제동을 걸었다.
50년 만에 처음 쓴 법, 그런데 잘못 썼다
문제는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내세운 이 법률을 연방대법원이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IEEPA가 제정된 지 반세기 동안 어떤 대통령도 이 법을 관세 부과에 사용한 적이 없다"며 "하물며 이렇게 광범위하고 대규모 관세는 더더욱"이라고 적었다.
작년 4월 '펭귄만 사는 섬'에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던 이른바 '상호 관세' 정책도 모두 IEEPA를 근거로 했다. 법원은 이를 "대통령의 과도한 권한 남용"으로 봤다.
기업들의 엇갈린 반응: 환급 vs 재부과 우려
판결 직후 반응은 갈렸다. 코스트코, 프라다, BYD, 굿이어 등 관세 환급 소송을 제기했던 기업들은 환영했지만, 중소기업들은 다른 걱정을 내비쳤다.
소상공인 연합체 '위 페이 더 태리프스'의 댄 앤서니 대표는 "행정부가 다른 방법으로 같은 관세를 재부과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 특정 분야 관세는 다른 법적 근거로 부과돼 이번 판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흥미로운 건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캔터 피츠제럴드가 작년 7월부터 "관세 위헌 판결"에 베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출시했다는 점이다. 월가는 이미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던 셈이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기회일까?
한국 입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두 가지다. 첫째, 미국 시장 진출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이 지난 1년간 추가로 지불한 관세가 환급될 수 있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수'다. 대통령은 금요일 아침 주지사들과의 조찬에서 이번 판결을 "치욕"이라며 "백업 플랜이 있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하지만 다른 법적 근거로 관세를 부과하려면 복잡한 절차와 긴 조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기업들은 정책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와 수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들이 언제 다시 관세 타겟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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