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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산부인과가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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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산부인과가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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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촌 지역에서 산부인과 병원이 사라지고 있다. 플로리다대학이 개조 버스로 임산부를 찾아가는 모바일 클리닉을 운영하며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한국의 분만 취약지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임신 8개월인 여성이 정기 검진을 받으러 35마일(약 56km)을 운전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산부인과가 그만큼 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이건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250만 명의 가임기 여성이 매일 마주하는 현실이다.

사라지는 산부인과, 남겨지는 여성들

미국에서는 지난 10년간 수백 개의 산부인과 병동이 문을 닫았다. 특히 농촌 지역의 타격이 컸다. 플로리다주만 해도 21개 농촌 병원 중 18곳이 더 이상 산부인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2024년 보고서는 그 원인으로 재정 부족을 지목했다.

플로리다 북중부 14개 카운티 중 산부인과 완전 접근이 가능한 곳은 단 3개뿐이다. 5개 카운티는 '분만 취약지(maternity care desert)'로 분류된다. 병원도, 출산센터도, 산부인과 의료인도 단 한 명 없는 곳이다. 이 지역에 사는 가임기 여성만 약 3,400명에 달한다.

전국으로 시야를 넓히면 숫자는 더 커진다. 미국 가임기 여성의 약 4%, 즉 250만 명이 분만 취약지에 살고 있다. 이 지역 여성들이 출산 병원까지 이동하는 평균 거리는 35마일. 의료 접근이 충분한 지역 여성들의 평균인 9마일과 비교하면 네 배에 가깝다. 연구들은 이동 거리가 길수록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 결과가 나빠진다고 일관되게 보고한다.

미국의 모성 사망률은 코로나19 시기 정점을 찍은 후에도 다른 고소득 국가들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적시에 이루어지는 산전·산후 관리가 임신 관련 사망을 예방하는 데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의료 접근성의 격차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사의 문제다.

버스 한 대가 만드는 변화

플로리다대학교는 2025년 2월, 개조된 버스 한 대를 도로 위에 올렸다. OB/GYN 모바일 아웃리치 클리닉이다.

버스 내부에는 진찰실 2개, 초음파 기기, 혈액·소변 검사 장비가 갖춰져 있다. 소형 약국도 운영해 산전 비타민과 질염·요로감염 치료제를 현장에서 제공한다. 환자가 따로 약국을 찾거나 약값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모든 진료는 무료다. 메디케이드나 민간 보험 자격이 되는 환자는 신청을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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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은 주 2회, 고정된 요일에 정해진 장소를 순회한다. 알라추아 카운티의 게인즈빌 북동부, 컬럼비아 카운티의 레이크시티, 레비 카운티의 브론슨, 길크리스트 카운티의 트렌턴이 그 거점이다. 장소는 지역 주민들이 이미 신뢰하고 자주 찾는 곳으로 골랐다. 가족 지원 센터, 교회, 공립 도서관이다.

예약은 당일 워크인도 가능하고, 대기 시간은 일반 클리닉보다 훨씬 짧다. 진료 시간은 회당 30~60분으로, 일반 클리닉의 15~20분보다 길다. 이 시간 동안 의료진은 교통 문제, 식품 불안정, 주거 상황 같은 사회적 필요도 함께 살핀다. 의료팀에는 조산사, 간호사 실무전문가, 수유 상담사 외에도 프로모토라스(promotoras)—히스패닉 커뮤니티에서 동료 교육자이자 환자 연락자 역할을 하는 지역사회 보건 인력—가 포함된다.

클리닉은 출범 첫해인 2025년, 194명의 여성에게 총 616회의 진료를 제공했다.

추수감사절 전주, 트렌턴의 한 교회 주차장에 세워진 버스 안이 꽉 찼을 때의 일이다. 한 임산부에게 비스트레스 검사(태아 심박 모니터링)가 필요했다. 공간이 부족했지만 간호사와 통역사는 교회 내부의 조용한 공간을 찾아 검사를 완료했다. 이 팀의 운영 철학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나타난다.

'찾아가는 의료'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미국에는 현재 약 3,600개의 모바일 헬스 클리닉이 운영 중이다. 재난 구호, 정신건강, 유방암 검진, 치과 진료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811개 모바일 클리닉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이용 환자의 36%가 농촌 거주자, 38%가 노숙인, 55%가 저소득층, 56%가 무보험자였다.

그런데 이 중 산모·영유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리닉은 추적 중인 1,319개 가운데 고작 128개다. 분만 취약지가 확대되는 속도에 비해 대응이 턱없이 부족하다.

모델의 한계도 분명하다. 응급 합병증 처치, 복잡한 의료 시술, 분만 자체는 버스 안에서 할 수 없다. 스태프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진료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의료인을 찾는 일은 기존 채용 방식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재정이 문제다. 환자에게 무료인 만큼 운영비는 전적으로 보조금에 의존한다. 메디케이드와 ACA 시장 보험 적용 범위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 이 모델의 지속 가능성은 더욱 불확실해졌다.

한국과의 접점: 분만 취약지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이야기가 태평양 건너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그렇지 않다.

한국에서도 분만 취약지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중 상당수가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없거나 극히 제한적인 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방 소도시와 농촌 지역에서 산부인과 병원이 문을 닫는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저출생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주된 원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곳이 없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분만 취약지 산부인과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모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플로리다대학의 모바일 클리닉 모델이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물론 한국의 의료 전달 체계, 건강보험 구조, 지리적 조건은 미국과 다르다. 그러나 신뢰받는 지역 거점에서 찾아가는 방식으로 의료 공백을 메운다는 원칙은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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