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은 캐낼 수 있다. 가공할 사람이 없다
미국이 희토류 채굴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가공할 인력과 시설이 없다. 30년간 중국에 넘겨준 기술력을 되찾는 일이 왜 그토록 어려운지 살펴본다.
광물은 땅속에 있다. 돈도 있다. 그런데 왜 미국의 희토류 공급망은 여전히 중국 손에 달려 있을까?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은 희토류 화합물과 금속의 약 80%를 수입에 의존했다. 채굴된 광물의 90%는 가공을 위해 중국으로 보내졌다.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폰, 미사일 유도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현대 기술 문명의 뼈대를 이루는 소재들이 사실상 단일 국가의 처리 능력에 묶여 있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국가 안보'의 언어로 다루기 시작했다. 수십억 달러의 예산이 광산 개발과 국내 공급망 구축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 하나가 정책 논의에서 빠져 있다. 땅에서 꺼낸 광물을 실제로 가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어떻게 30년 만에 이 지경이 됐나
1965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미국은 희토류 생산의 세계 최강자였다.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의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 광산 하나가 전 세계 전자·방위산업용 희토류의 대부분을 공급했다. 연간 생산량은 약 1만 5,000톤으로, 나머지 세계 전체 생산량의 세 배에 달했다.
그러나 1980~90년대를 거치며 상황이 바뀌었다. 방사성 폐수가 모하비 사막으로 유출되는 환경 사고가 잇따랐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운영 비용이 치솟았다. 같은 시기 중국은 낮은 인건비와 느슨한 환경 기준을 앞세워 생산을 급격히 늘렸다. 2000년대 초 미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졌다.
문제는 광산만이 아니었다. 가공 시설도, 그것을 운영하는 인력도 함께 사라졌다. 희토류 분리·정제는 단순한 제조 공정이 아니다.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을 분리하고, 용매 추출 회로를 운영하고, 수소야금 공장을 환경 기준에 맞게 유지하는 것은 수년간의 훈련이 필요한 고도의 전문 기술이다. 그 기술이 30년에 걸쳐 조용히 소멸했다.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
현재 미국에는 두 곳의 희토류 채굴 시설이 있다. 조지아주 남동부의 중광물 모래 광산과, 재가동된 마운틴 패스 광산이다. 2025년 이 두 곳의 생산량은 약 5만 1,000톤에 달했다. 숫자만 보면 인상적이다.
그런데 이 광물들은 어디로 갔을까? 상당 부분이 다시 중국으로 향했다. 가공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가공 시설을 짓는 것은 창고를 여는 것과 다르다. 허가 취득부터 생산 개시까지 최소 10년이 걸린다. 특수 장비, 환경 규제 준수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을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광업·광물공학 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연간 수백 명의 졸업생만을 배출하고 있으며, 인가된 프로그램 수는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줄었다. 많은 교수진이 은퇴를 앞두고 있다.
환경 규제는 또 다른 변수다. 희토류 분리 공정에는 산과 용매를 이용한 화학 처리가 수반된다. 폐수 관리가 부실하면 독성 오염과 토양 침식으로 이어진다. 중국 희토류 산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미국은 러브 커낼(Love Canal) 사태와 1969년 쿠야호가 강(Cuyahoga River) 화재 같은 환경 재앙을 겪으며 엄격한 기준을 만들었다. 그 기준을 충족하며 시설을 운영하려면 오염 제어, 폐수 처리, 지속가능 공정 설계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비용이다.
지질학이 아니라 사람이 문제다
캐나다와 호주는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캐나다는 광산 프로젝트를 배터리·전기차 제조와 연결하는 공급망 허브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 인력 훈련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 호주는 공공 금융과 인센티브를 결합해 국내 광물 가공을 장려하면서 대학과 직업훈련 기관의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미국도 재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구 중심 대학, 산업 경험을 가진 노동력, 그리고 석탄 산업 쇠퇴로 일자리를 잃은 애팔래치아 지역 노동자들이 있다. 광업 기술과 광물 가공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연방 정부도 신기술 개발 허브, 도제 프로그램, 대학-산업 파트너십 등 일부 지원책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 노력들은 여러 기관에 분산돼 있고, 우선순위와 투자를 조율하는 통합 전략이 부재하다.
희토류 공급망 논의는 흔히 지질학과 지정학의 언어로 진행된다. 어디에 광물이 있고, 누가 접근권을 갖느냐. 그러나 공급망은 결국 사람과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을 분리할 줄 아는 화학공학자, 수소야금 공장을 규제 기준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기술자가 없다면, 땅속의 광물은 그냥 돌멩이다.
한국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핵심 제조업은 희토류 의존도가 높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수록, 한국 기업들도 원자재 조달 경로를 다변화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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