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이 광산을 살린다, 바이오마이닝의 새로운 도전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으로 니켈·구리 부족 심화.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마이닝 기술이 기존 광산에서 더 많은 금속을 추출하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니켈 광산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미시간주 어퍼반도의 이글 광산은 10년 넘게 운영되면서 고품질 광석이 고갈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폭증하는 시점에 역설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이 광산에서는 특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컨테이너 2개 안에서 스타트업 알로니아가 개발한 미생물 발효액이 저품질 광석과 섞이고 있다. 불순물을 제거해 니켈 추출률을 높이는 새로운 공정이다.
금속 수요 폭증, 광산은 한계
데이터센터, 전기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급증하면서 니켈, 구리, 희토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문제는 채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채굴하기 쉬운 고품질 광석은 이미 대부분 캐낸 상태다.
알로니아의 최고기술책임자 켄트 소렌슨은 "저품질 광석에서도 금속을 뽑아낼 수 있다면 기존 광산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치약 튜브 끝을 말아 올리듯,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는 방식이다.
사실 광업계는 수십 년 전부터 미생물을 활용해왔다. 구리 광석 더미에 황산을 뿌리고 아시디티오바실루스 페로옥시단스 같은 산성 박테리아가 황과 구리 분자 사이의 결합을 끊어 금속을 분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산성도 유지와 공기 주입 정도만 관리할 수 있었다.
유전자 분석으로 미생물 맞춤 관리
엔돌리스의 CEO 엘리자베스 데넷은 "유전자 분석 도구 비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미생물 군집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한다.
엔돌리스는 광석 더미에서 흘러나오는 구리 함유 용액의 DNA와 RNA를 분석해 내부 미생물을 파악한다. 화학 분석과 결합해 어떤 미생물을 추가로 뿌려야 금속 추출률을 최적화할 수 있는지 결정한다.
광산업체 BHP의 광석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테스트에서 엔돌리스의 능동적 기법은 기존 생물학적 침출법을 앞질렀다. 지난 11월 회사는 1650만 달러를 투자받아 덴버 연구소에서 실제 광산 현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회의적 시각도 있다. 1970년대부터 금속 생물학적 침출 시스템을 연구해온 엔지니어 코랄 브리얼리는 "추가한 미생물이 실제로 성장할 것이라는 보장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유전자 조작 vs 천연 미생물의 딜레마
일부 스타트업은 더 과감한 접근을 시도한다. 1849의 CEO 자이 파드마쿠마르는 "전통적인 방식을 따를 수도 있지만, 유전자 조작으로 도전해볼 수도 있다. 성공하면 엄청난 성과를 얻는다"고 말한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특정 고객의 도전 과제에 맞춤형 미생물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코넬대학교의 미생물학자 버즈 바스토우는 "조작된 미생물은 키우기 더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한계를 피하려는 회사들도 있다. 지난 12월2800만 달러를 투자받은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는 희토류를 추출하고 분리할 수 있는 단백질을 만드는 미생물을 개발한다. 리젠은 조작된 글루코노박터 옥시단스 균주가 생산하는 유기산으로 광석이나 폐기물에서 희토류를 추출한다.
한국 기업들의 기회와 도전
국내 기업들에게도 이 기술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니켈, 리튬, 코발트 등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바이오마이닝 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존 광산에서 더 많은 원료를 확보할 수 있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포스코나 한국광물자원공사 같은 자원개발 기업들도 이 기술에 관심을 가질 법하다. 해외 광산 투자 시 저품질 광석도 경제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면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클린테크 그룹의 다이애나 래스너 애널리스트는 "대형 광산업체들은 새로운 공정 도입에 신중하다. 수년간의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벤처캐피털의 빠른 수익 추구와 광업계의 신중한 검증 과정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얘기다.
리오틴토의 자회사 누톤이 좋은 예다. 수십 년간 고세균과 박테리아를 혼합한 구리 생물학적 침출 공정을 개발해왔지만, 작년 말에야 애리조나 광산에서 실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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