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사망, 보복 폭력으로 관광지 마비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 CJNG 수장 엘 멘초가 군사작전 중 사망하자 전국에서 보복 테러가 발생. 푸에르토 바야르타 등 관광지가 마비되고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요일 오후, 멕시코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해변 부두에서 관광객들이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파란 바다 위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년간 이곳에서 겨울을 보낸 캐나다인 다니엘 드롤렛은 "이런 일은 처음 본다"며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 혼란의 시작은 5시간 거리 떨어진 타팔파 마을에서 벌어진 군사작전이었다. 멕시코 정부가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일명 엘 멘초를 사살했다고 발표한 직후, 전국 7개 주에서 보복 테러가 시작됐다.
관광 천국에서 전쟁터로
에어 캐나다, 유나이티드 항공, 아에로멕시코 등 주요 항공사들이 푸에르토 바야르타행 항공편을 일제히 취소했다. 할리스코 주 당국은 호텔 투숙객들에게 실내 대기를 권고하고 대중교통을 중단시켰다.
무장괴한들이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차량과 상점에 불을 질렀다. 멕시코-푸에블라 간 주요 고속도로가 마비됐고, 아과스칼리엔테스 주에서는 녹색 군용 탱크가 주택가를 누비는 모습이 포착됐다. 트럭운송업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운전자들에게 안전한 지역에 머물거나 차고지로 돌아갈 것을 권고했다.
CJNG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은 지도자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며 "정부에 대한 분노였지만, 이제 내부 살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년 전쟁의 악순환
이런 장면은 멕시코인들에게 낯설지 않다. 20년간 지속된 정부의 마약카르텔 전쟁은 국토를 황폐화시켰고, 주요 조직원이 체포되거나 사망할 때마다 비슷한 보복이 반복됐다.
2019년오비디오 구스만(엘 차포의 아들)이 체포됐다가 즉시 석방된 것도 광범위한 총격전 때문이었다. 2023년 재체포 때도 폭력이 재연됐다. 2024년 시날로아 카르텔의 이스마엘 엘 마요 삼바다 체포는 1년 넘게 계속되는 피의 권력투쟁을 촉발했다.
"나쁜 놈들이 테러로 대응하는 건 놀랍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크리스토퍼 란다우 미국 국무부 부장관(전 주멕시코 대사)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관광업계의 딜레마
푸에르토 바야르타는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대표적 휴양지다. 올여름 월드컵 축구 경기가 열릴 과달라하라도 긴장 상태다. 현지 주민들은 왓츠앱 그룹에서 "집에 머물라"며 서로를 독려하고 있다.
과나후아토 주는 23개 지역에서 55건의 사건이 발생해 18명을 체포했지만, 저녁까지 모든 상황이 통제됐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국토 대부분에서 일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진정을 호소했다.
하지만 관광업계의 우려는 깊다. 멕시코 관광업은 GDP의 8.7%를 차지하며 400만 명이 종사하는 핵심 산업이다. 마약카르텔의 폭력이 관광지로 확산될 때마다 국가 이미지와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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