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메르츠, 중국 방문 - 비판과 협력 사이
독일 메르츠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며 자동차 산업 압박과 경제 협력 딜레마에 직면. 서구 지도자들의 중국행 러시 속 독일의 선택은?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2월 24일 중국을 방문한다. 뮌헨 안보회의에서 "중국이 타국의 의존성을 체계적으로 악용한다"고 날선 비판을 했던 그가, 불과 열흘 만에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른다.
비판 뒤 찾아가는 역설
메르츠 총리의 중국행은 현재 서구가 직면한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이어 독일까지. 미국의 그린란드 정책과 무역 강경책에 흔들린 유럽 지도자들이 줄줄이 베이징을 찾고 있다.
특히 독일의 사정은 복잡하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이었던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독일차 판매는 지난해 15% 급감했고, 반대로 BYD, 니오 같은 중국 브랜드는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자동차 전쟁의 최전선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은 냉혹하다. 독일 자동차 산업은 중국 시장에서 연간 400억 유로 규모의 매출을 올린다. 전체 매출의 30%가 중국발이다. 하지만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기술 굴기 앞에서 독일 업체들은 속수무책이다.
메르츠 총리는 뮌헨에서 강경 발언을 했지만, 이후 "유럽과 독일, 중국 간 미래 협력"을 논의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비판과 협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셈이다.
독일 경제계의 속내도 복잡하다. 중국의 불공정 경쟁을 비판하면서도, 거대한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솔직한 심정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서는 오히려 중국 기업들이 앞서 있어, 기술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 기업들의 고민도 비슷하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경쟁하면서도, 배터리 소재와 부품에서는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중국 시장 없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메르츠 총리의 중국 방문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선택이 향후 서구 기업들의 중국 전략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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