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언급만 해도 차단... AI 프로젝트가 암호화폐를 거부하는 이유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OpenClaw가 디스코드에서 암호화폐 언급을 전면 금지했다. 가짜 토큰 사기로 1600만 달러 손실을 본 후 내린 극단적 조치의 배경을 살펴본다.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만 언급해도 즉시 차단된다. 스팸도 아니고, 토큰 홍보도 아닌 그저 언급만으로.
20만 개의 깃허브 스타를 받으며 화제가 된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OpenClaw가 자신들의 디스코드 서버에서 암호화폐 관련 언급을 전면 금지했다. 프로젝트 창시자 페터 슈타인베르거는 "암호화폐 언급은 일체 금지"라고 못박았다.
가짜 토큰이 만든 1600만 달러 악몽
이 극단적 조치 뒤에는 지난 1월의 충격적인 사건이 있다. AI 기업 Anthropic이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기존 프로젝트명 'Clawdbot'에 이의를 제기하자, 슈타인베르거는 OpenClaw로 리브랜딩을 결정했다.
문제는 바로 그 순간 벌어졸다. 기존 깃허브와 X 계정을 해제하고 새 계정을 확보하는 몇 초 사이, 사기꾼들이 계정을 탈취했다. 그들은 즉시 솔라나 블록체인에 가짜 토큰 '$CLAWD'를 발행하고 홍보를 시작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가짜 토큰은 몇 시간 만에 1600만 달러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슈타인베르거가 공개적으로 연관성을 부인하자 토큰 가격은 90% 이상 폭락했다. 초기 투자자들은 수익을 챙기고 빠져나갔지만, 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암호화폐 때문에 프로젝트가 망가질 뻔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분노는 슈타인베르거에게 향했다. "토큰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비난하고 괴롭혔다. 결국 그는 X에 절규에 가까운 글을 올렸다.
"모든 암호화폐 관련자들에게: 더 이상 저를 괴롭히지 마세요. 저는 절대 코인을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저를 코인 소유자로 표시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사기입니다. 여러분은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보안 연구진들이 추가로 발견한 사실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인터넷에 노출된 수백 개의 OpenClaw 인스턴스가 인증 없이 접근 가능한 상태였고, 프로젝트의 스킬 저장소에는 386개의 악성 스크립트가 업로드되어 있었다. 이 중 상당수가 암호화폐 거래자들을 노린 것이었다.
두 갈래 길: 혁신 vs 투기
현재 슈타인베르거는 OpenAI에 합류해 개인 에이전트 부문을 이끌고 있고, OpenClaw는 독립적인 오픈소스 재단으로 이관됐다. 프로젝트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디스코드의 암호화폐 금지 정책은 유지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혁신적인 기술 프로젝트가 투기 문화에 휘말려 본래 목적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다. 특히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국내에서도 AI 관련 프로젝트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기 자본의 유혹과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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