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만든 남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미국 맨스피어 팟캐스터들이 이란 전쟁과 이민 정책에 반발하며 이탈하고 있다. 이 균열이 공화당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조 로건이 MAGA를 "개쪽팬들 무리"라고 불렀다. 앤드루 슐츠는 방송에서 "내가 이걸 뽑은 게 아니다"라고 외쳤다. 전직 군인 출신 팟캐스터 숀 라이언은 "공화당원들이 내 문을 두드리러 오면, 듣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뜻밖의 승리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이들, 이른바 '맨플루언서(manfluencer)'들이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다.
맨스피어가 트럼프를 어떻게 백악관으로 보냈나
맨스피어(manosphere)는 원래 남성 중심 온라인 문화를 통칭하는 말이지만,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그 극단이 아니다. 조 로건, 앤드루 슐츠, 팀 딜런처럼 코미디와 인터뷰를 중심으로 한 '브로 팟캐스트' 진행자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시적으로 정치적이지 않다는 것, 그래서 오히려 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앤드루 슐츠의 정치 성향은 단순하다. 표현의 자유 지지, 반(反)PC, 반(反)각성주의(anti-woke). 특정 정책보다는 "저 사람은 보통 정치인이랑 달라"는 분위기, 즉 바이브(vibe)로 트럼프를 선택했다. 카말라 해리스는 너무 경건하고 진부하게 느껴졌다. 트럼프는 재미있고 반항적으로 보였다.
트럼프 캠프가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아들 배런 트럼프가 아버지에게 팟캐스트의 영향력을 설명했고, 트럼프는 직접 이 프로그램들에 출연했다. 조 로건과의 3시간 인터뷰는 수천만 명이 시청했다. 이 채널들은 기존 MAGA 지지층이 아닌, 이념적으로 유동적인 젊은 남성들을 새로 끌어들였다.
균열은 이란 전쟁 이전부터 시작됐다
균열의 첫 번째 조짐은 2025년 7월,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 서명 직후였다. 재정 적자를 늘리는 대규모 지출 패키지였다. 이스라엘-가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도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타는 엡스타인 파일의 완전 공개 번복이었다.
트럼프와 그의 진영은 "포식자들의 가면을 벗기겠다"고 캠페인 내내 외쳤다. 그 약속이 뒤집히자 이들이 느낀 건 단순한 실망이 아니었다. "배신"이었다. 그들은 트럼프를 '딥스테이트'에 맞서는 아웃사이더로 봤는데, 그가 결국 다른 정치인들과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는 충격이었다.
이민 정책도 균열을 키웠다. Flagrant 팟캐스트에서 슐츠는 직접 트럼프에게 "범죄자를 우선시해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도 동의하는 듯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가사도우미, 식당 직원, 아이들까지 ICE에 연행되는 장면들이 보도됐다. 한 에피소드에서 슐츠와 동료들은 "당신이라면 이민자를 ICE로부터 숨겨줄 수 있냐"고 서로에게 물었다. 농담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란 전쟁이 터졌다. 퓨 리서치 최신 조사에서 미국인 10명 중 6명이 전쟁 진행 방식에 반대한다. 워싱턴 D.C.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넘겼다. 터커 칼슨은 이란 공격을 "절대적으로 혐오스럽고 악하다"고 했다. 슐츠는 방송에서 "여러분, 지금 실존적 불안감 느끼지 않아요?"라고 물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두려워하는 것
이들이 민주당으로 갈아타지는 않을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도 그 점은 인정한다. 진짜 위험은 다른 데 있다. 투표장에 가지 않는 것.
중간선거는 원래 투표율이 낮다. 집권당은 지지층의 열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연합의 중요한 구성원들이 "그냥 집에 있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는 2028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 유권자들이 하원의원이나 상원의원 선거에 굳이 나갈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
더 흥미로운 건 MAGA 내부의 분화다. 강경 MAGA 지지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도 이란 전쟁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념적 강경파와 비이념적 브로 팟캐스터들이 같은 지점에서 불만을 공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공백을 노리는 새로운 정치인이 등장할 수 있다. 'MAGA'를 자처하되 이란 전쟁에는 반대하고, 진정한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며, 재정 보수주의까지 결합한 인물. Flagrant 팟캐스트에 뉴욕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가 초대됐다는 사실은 시사적이다. 슐츠는 2020년 버니 샌더스를 좋아했다. 이 청중은 좌우가 아니라 반(反)기득권, 반(反)진부함에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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