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이 AI로 듣고 말한다
팬데믹 이후 3년, 화상회의 기술은 단순 연결에서 AI 기반 협업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음성 인식부터 자동 요약까지,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오디오 AI 혁신.
팬데믹이 만든 3조원 시장의 변화
2020년 3월, 전 세계가 집으로 향했을 때 가장 먼저 바뀐 건 '소리'였다. 거실 한구석에서 울리는 회의 음성, 아이들 방에서 들려오는 온라인 수업. 그 급작스러운 변화 속에서 Zoom의 일일 사용자는 1,000만 명에서 3억 명으로 폭증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단순히 '연결'만 하던 화상회의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됐다. AI가 회의를 듣고, 이해하고, 심지어 대신 말하기까지 한다.
Shure의 최고기술책임자 샘 사베트는 "팬데믹은 수년간의 혁신을 몇 달 만에 압축했다"고 말한다. 음향 전문기업과 화상회의 플랫폼이 손잡고 만든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깊었다.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것이 중요하다
예일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나쁜 음질은 정보 이해도와 기억 retention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화면이 끊겨도 참을 수 있지만, 음성이 뚝뚝 끊기면 회의는 무너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가 투입됐다. Shure의 IntelliMix Room 소프트웨어는 실시간으로 방의 음향을 분석해 최적화한다. 강의실이든 거실이든, 알고리즘이 공간을 '읽고' 스스로 조정한다.
"중요한 건 필요한 소리는 증폭하고, 불필요한 소음은 제거하는 것입니다." 사베트의 설명이다. 기계학습이 실시간으로 음성을 분리하고, 빔포밍 기술이 화자에게 마이크를 '향하게' 한다.
Zoom이 회의를 넘어선 이유
Zoom의 생태계 최고책임자 브렌든 이틀슨은 "이제 음성과 영상이 '그냥 작동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한다. 사용자들의 기대치가 달라졌다. 연결에서 생산성으로, 단순 소통에서 창의적 협업으로.
Zoom AI Companion 3.0은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회의를 녹화하고 요약하는 것을 넘어, 다음 회의를 미리 준비해주고, 시간대별 일정을 똑똑하게 조정한다. "@Zoomie, 프로젝트 최신 업데이트가 뭐야?"라고 물으면 즉시 답변한다.
교육 분야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이 일반화되면서, 강의실과 집을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교실'이 표준이 됐다. Shure의 천장 마이크 어레이와 무선 마이크 시스템은 교수의 목소리를 원격 학생들에게 선명하게 전달한다.
한국 기업들의 대응은?
국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네이버는 자체 화상회의 서비스에 AI 음성 인식을 강화했고, 카카오는 카카오워크에 실시간 번역 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력과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
특히 음향 기술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은 제한적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이어폰에서 음성 AI를 발전시키고 있지만, 전문 음향 장비 시장에서는 Shure, Audio-Technica 같은 해외 브랜드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다음 단계: 에이전트 AI의 등장
앞으로 5년, 화상회의는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에이전트 AI'가 핵심이다. 사용자를 대신해 회의실 조명을 조절하고, 화면을 공유하고, 심지어 간단한 질문에는 대신 답변하는 AI가 등장한다.
Zoom의 Zoomie Group Assistant는 이미 베타 테스트 중이다. "Hey Zoomie"라고 부르면 회의실 체크인부터 온도 조절까지 처리한다. 마치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음향 기술도 무선으로 진화한다. Shure는 차세대 무선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신뢰성과 범위가 크게 향상될 예정이다. 대규모 이벤트부터 개인 홈오피스까지 커버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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