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미국 클라우드에서 탈출하려는 진짜 이유
미국 클라우드 85% 점유율 속에서 유럽 각국이 디지털 주권 확보에 나서는 이유와 한국에 주는 시사점
미국 클라우드 업체들이 유럽 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유럽 기업들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유럽 각국 정부가 이 의존도를 줄이려고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절박한 외침
"디지털 주권은 IT 정책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입니다." 에스토니아 디지털부 장관 리사 파코스타의 말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이버 공격 위협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는 '오픈소스 우선'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블랙박스' 솔루션에만 의존하면, 글로벌 연결이 끊어지거나 외부 업체 정책이 바뀔 때 속수무책이 된다는 판단이다.
프랑스도 움직였다. 정부는 2027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에서 자체 개발한 화상회의 도구 '비지오'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와 줌을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효과와 클라우드법의 그림자
유럽의 위기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는 관세 부과로 유럽을 압박했고, 그린란드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언급해 유럽을 긴장시켰다.
더 큰 문제는 2018년 클라우드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 법 집행기관은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어 있든 미국 기업에 사용자 데이터를 요구할 수 있다. 유럽 기업의 민감한 정보가 미국 정부의 요구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독일 디지털전환부 대변인은 CNBC에 "지정학적 발전"을 이유로 디지털 주권 강화가 현 정부의 "핵심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간 관계가 "긴장" 상태에 있다고도 언급했다.
돈의 흐름이 말해주는 진실
시장도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가트너는 유럽의 주권 클라우드 인프라 지출이 2025년 대비 2027년 3배 이상 증가해 23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미나 중국보다 훨씬 큰 증가폭이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중국 밖의 조직들이 디지털·기술 독립을 위해 주권 클라우드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가트너의 르네 부에스트 선임 분석가가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미국 클라우드 업체들은 연구개발, 서비스 개발, 기술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의 존 딘스데일 수석 분석가는 "유럽 클라우드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추세를 의미 있게 역전시키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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