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서 떠나는 여성들, 이혼의 90%를 주도하는 이유
고학력 여성이 이혼을 주도하는 비율이 90%에 달한다. 결혼 제도의 구조적 불평등과 팬데믹이 가속화한 변화를 분석한다.
70%의 이혼이 여성에 의해 시작된다. 하지만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의 경우 이 비율은 90%까지 치솟는다. 역설적이게도 이들은 이혼율이 가장 낮은 집단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고학력 여성들이 결혼을 '탈출'하고 있을까?
숫자가 말하는 현실
미국의 2017년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이혼의 70%를 여성이 주도한다. 하지만 대학 교육을 받은 여성으로 범위를 좁히면 이 수치는 90% 가까이 급증한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결혼 제도 자체에 대한 강력한 신호다.
흥미로운 점은 고학력 부부의 이혼율 자체는 낮다는 사실이다. 즉, 이들은 결혼을 쉽게 포기하지 않지만, 일단 이혼을 결정하면 거의 예외 없이 여성이 먼저 나선다는 뜻이다.
이 현상을 둘러싼 미디어 생태계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혼하는 법' 팟캐스트부터 인스타그램의 이혼 계정들, 그리고 이혼을 유머로 다루는 틱톡 영상까지. 이들은 모두 이혼을 '현명하고 해방적인 선택'으로 묘사한다.
팬데믹이 드러낸 불평등
코로나19는 많은 결혼의 숨겨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록다운으로 집에 갇힌 부부들은 갑자기 노동 분담의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한 사람은 방 안에서 화상회의를 하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처리해야 했다.
"결혼한 남성은 더 나은 신체 건강, 더 많은 정서적 지원, 경제적 혜택을 누린다"고 이혼 전문 뉴스레터 Mother Lode의 저자 신디 디티베리오는 설명한다. "반면 여성들은 번아웃에 시달리고, 주당 5.5시간 더 많은 가사노동을 하며, 육아로 인한 경력 손실을 감수한다."
팬데믹은 이러한 불균형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만들었다. 2022-2023년 제한 조치가 해제되자 이혼 신청이 급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
이 현상은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혼인 건수는 2021년 19만3천 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이혼 건수는 10만2천 건에 달했다. 특히 30-40대 고학력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유사한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여성들 역시 육아와 가사노동의 이중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3시간 28분으로, 남성(54분)의 약 4배에 달한다.
"많은 여성들이 '좋은 남편'과 결혼했지만, 그 결혼은 여성이 기본 육아 담당자로 남아있을 때만 작동한다"고 베스트셀러 작가 리즈 렌츠는 지적한다. 이는 한국의 '워킹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만약 포춘 500 기업에서 고학력 여성 직원의 90%가 자발적으로 퇴사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즉시 이사회 조사가 시작되고, 맥킨지가 투입되며, CEO가 CNBC에서 해명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조직에 있다고 가정할 것이다.
하지만 결혼 제도는 이런 관점에서 분석되지 않는다. 대신 '페미니즘이 결혼을 파괴한다'는 수십 년 된 논리가 반복된다. 이는 2026년의 현상을 20세기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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