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열렸다는데 배는 안 다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선언했지만 미국의 봉쇄는 유지 중이고 해저 기뢰도 여전하다. 협상 시한은 다음 주 수요일. 한국 에너지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을 짚는다.
이란이 '열었다'고 했지만, 실제로 지나간 배는 거의 없다.
2026년 4월 18일, 이란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레바논 휴전 협정 타결을 명분으로 내세웠고, 미국과의 핵 협상이 이어지는 동안만큼은 상업 선박의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뜻이었다. 유가가 하락하고, 미국 내 주유소 가격도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졌다.
그런데 현실은 좀 달랐다.
'개방 선언'과 '실제 개방' 사이의 간극
BBC를 비롯한 복수의 매체가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란이 공개한 '개방 항로' 지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란이 해협에 부설한 해저 기뢰 일부를 스스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렸다'는 선언과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는 보장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그는 미국이 해협에 대한 봉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상업 선박 일부는 통과할 수 있어도, 이란산 원유는 여전히 묶여 있다는 뜻이다. 이란 입장에서 '개방'의 실질적 경제 효과는 제한적이다.
핵 협상 테이블에서도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의 핵물질(그는 이를 '먼지'라고 불렀다)을 국외로 반출하는 데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로이터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중대한 이견'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이 서로 다른 버전의 '합의'를 말하고 있는 셈이다.
수요일, 그 다음엔?
현재 미국-이란 휴전은 오는 수요일 만료된다. 이 시한이 다가올수록 협상 테이블의 온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다만 협상이 진행 중이고 해협이 명목상이라도 열려 있는 한, 시한을 연장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입장에서 이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며, 호르무즈 해협은 그 핵심 통로다. 해협이 실질적으로 막혀 있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GS칼텍스 같은 국내 정유사들의 원가 구조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유가가 오르면 가스비와 물가 전반에도 파급된다.
지금 당장 유가가 떨어지고 있는 건 '협상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감은 언제든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
이 상황을 보는 세 가지 시선
이란 입장에서 이번 재개방 선언은 협상력을 유지하면서도 국제사회에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외교적 제스처다. 완전한 양보가 아니라, 협상 공간을 만드는 행위다.
미국은 봉쇄를 풀지 않음으로써 압박의 고삐를 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먼저 양보하는 것'은 협상의 실패로 읽힐 수 있다. 국내 정치적 맥락도 무시할 수 없다.
국제 해운업계와 에너지 시장은 선언보다 데이터를 본다. 실제로 배가 다니기 전까지는 '개방'을 개방으로 보지 않는다. 기뢰가 제거되지 않은 해협은, 열렸어도 닫힌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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