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증가는 경제 성장의 신호일까, 불평등의 증거일까
상속이 늘어나는 현상을 경제학자들이 건전한 경제 성장의 증거로 해석하는 이유와 이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살펴본다
"게으른 부자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달리, 상속이 증가하는 현상은 건전하고 성장하는 경제의 신호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상속에 대해 가진 통념을 뒤집는 관점이다.
상속 증가, 경제 성장의 자연스러운 결과
경제학자들은 상속 증가를 경제 발전의 필연적 결과로 본다. 경제가 성장하면 개인의 부가 축적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전승된다. 스웨덴 스톡홀름경제대학의 다니엘 발덴스트룀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건전한 경제의 증거"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GDP 대비 상속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단순히 부자들이 더 많은 재산을 물려주기 때문이 아니라, 전체 경제 파이가 커지면서 상속 가능한 자산의 절대적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상속세 신고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상속에 대한 이중적 시선
하지만 상속 증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복잡하다. 경제 성장의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관점과 동시에,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제기한 핵심 논점이 바로 이것이다. 자본 수익률이 경제 성장률을 상회할 때, 상속을 통한 부의 집중은 불가피하게 사회 불평등을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교육비 지출과 부동산 투자가 상속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부모 세대가 축적한 부가 자녀의 교육과 주거에 집중 투입되면서, 세대 간 부의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대별로 다른 상속 인식
흥미롭게도 상속에 대한 인식은 세대별로 확연히 다르다. 기성세대는 상속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반면, 젊은 세대는 "불공정한 출발선"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2023년 한국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30대의 67%가 "상속은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응답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43%만이 같은 의견을 보였다.
이러한 세대 갈등은 상속세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으로도 이어진다. 상속세 완화를 주장하는 측은 "경제 활성화"를, 강화를 요구하는 측은 "사회 정의"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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