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원유 2백만 배럴, 인도 정유사가 사들인 이유
인도 정유회사들이 트라피구라를 통해 베네수엘라 원유 200만 배럴을 매입. 미국 제재 완화 속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 추구의 이중 전략
200만 배럴. 인도의 국영 정유회사 인디언오일(IOC)과 HPCL이 트라피구라를 통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대량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제재 속에서도 거래가 가능한 이유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9년부터 미국 제재로 국제 원유 시장에서 고립됐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은 작년 10월 베네수엘라에 대한 일부 제재를 완화했다. 마두로 정부가 야당과의 선거 협상에 나선 것을 조건부로 인정한 것이다. 이 틈을 타서 트라피구라 같은 글로벌 원자재 거래업체들이 베네수엘라 원유 거래를 재개했다.
인도 정유업계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원유는 품질이 좋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며 "제재 리스크가 줄어든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인도의 에너지 전략, 다각화가 핵심
이번 거래는 인도의 에너지 안보 전략과 직결된다. 인도는 원유 수요의 85%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중동 의존도가 높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렸다. 서방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국익 우선"을 내세웠다. 베네수엘라 원유 매입도 같은 맥락이다.
인디언오일 같은 국영 정유회사들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실행하는 첨병 역할을 한다. 이들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사들인 건 단순한 상업적 판단을 넘어선 전략적 결정으로 봐야 한다.
한국 정유업계는 어떻게 볼까
한국도 원유 수입 의존도가 99%에 달하는 상황이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도 원유 조달선 다변화에 고심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상 베네수엘라나 이란 같은 제재 대상국 원유 거래에 신중한 입장이다. 대신 노르웨이, 브라질 등 비중동 지역 원유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처럼 대놓고 제재 대상국 원유를 살 수는 없지만, 원유 도입선 다변화 필요성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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