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필드 아이티인들이 사는 '임시 보호'의 현실
트럼프 행정부의 TPS 종료 시도로 35만 아이티인이 추방 위기에 처했다. 법원이 임시 중단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여전히 멀다.
35만 명의 아이티인이 하루아침에 추방될 뻔했다. 2월 3일, 미국 내 아이티 이민자들의 '임시보호지위(TPS)'가 종료될 예정이었고, 이는 곧 대규모 추방 작전의 시작을 의미했다.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는 인구의 25%인 1만5천 명의 아이티인이 거주하는 도시다. 지난주 이곳에는 ICE(이민세관단속청) 급습설이 돌았고,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연방법원이 TPS 종료를 임시 차단하면서, 아이티 공동체는 숨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왜 아이티인들이 특별히 위험한가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때부터 아이티인들을 겨냥해왔다. 대선 토론에서 "스프링필드 아이티인들이 애완동물을 잡아먹는다"고 거짓 주장했고, 아이티를 "똥구멍 나라"라고 비하했다. 이제 그 말을 행동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TPS는 본국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해당국 출신 이민자들에게 임시로 체류와 취업을 허용하는 제도다. 아이티의 경우 2010년 대지진 이후 시작됐지만, 현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21년 대통령 암살 이후 선거가 중단됐고, 폭력 조직이 국토 대부분을 장악했다. 150만 명이 국내 실향민이 됐고, 2022년 이후 1만6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이티로의 추방은 지금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아이티브리지얼라이언스의 게를린 조제프 대표는 말했다.
공동체의 자구책, 그리고 한계
스프링필드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신속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신앙 기반 단체 연합인 G92는 수개월간 '권리 알기' 교육을 진행해왔다. 법원 판결 이후에도 화요일 밤 또 다른 교육을 열었다.
"피부색과 억양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G92 리더십팀의 마조리 웬트워스가 말했다. 최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ICE 작전 중 민간인 사망 사건은 공동체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줌 회의에서는 방탄조끼 구매까지 논의됐다고 한다.
아이티지원센터는 집 밖으로 나오기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식료품을 배달하고,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임대료를 지원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부모가 구금될 경우를 대비해 자녀 양육권 계획을 세우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 한계는 명확하다. 아이티인들이 미국에 장기 체류할 수 있는 법적 경로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정치적 지지와 현실의 괴리
흥미롭게도 오하이오주는 트럼프를 압도적으로 지지했지만, 지역 정치인들은 아이티인들을 옹호하고 있다. 스프링필드 시장 롭 루는 "이들이 이미 우리 공동체의 일부"라며 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도 "수천 명이 일하고, 생계를 꾸리고,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TPS 종료를 실수라고 평가했다.
경제적 기여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 지지가 법적 지위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연방법원의 임시 차단 조치도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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