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그리워하는 Z세대, 과거의 달콤함에 갇힌 걸까
Z세대가 2016년을 로맨틱하게 기억하는 이유와 그들이 놓치고 있는 현실. 과거에 대한 향수가 미래에 대한 희망 부족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
올해 초, 스포티파이에서 2016년 테마 플레이리스트가 790% 급증했다. 틱톡에서는 "2026년은 2016년 같은 해가 될 거야"라는 영상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2016년을 직접 겪었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그해가 정말 그렇게 좋았던가?
기억 속 2016년 vs 실제 2016년
Z세대가 기억하는 2016년은 화사한 인스타그램 필터, 풀 글램 메이크업, 그리고 킹 카일리의 전성시대다. 온라인 문화 전문 저널리스트 다이시아 톨렌티노는 "사람들이 2016년의 재미있는 문화적 요소들만 골라서 기억하고, 정치적·국제적 혼란은 무시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2016년은 어땠을까?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브렉시트, 그리고 수많은 사회적 갈등이 터져 나온 해였다. 하지만 Z세대에게 2016년은 유튜브 메이크업 구루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소셜미디어가 아직 '순수했던' 시절로 기억된다.
흥미로운 점은 2016년이 실제로는 인플루언서 문화가 본격화된 전환점이었다는 사실이다. 이전까지 사람들은 "올리고 싶은 것"을 올렸지만, 2016년부터는 "광고처럼" 올리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시간순 피드에서 참여도 기반 알고리즘으로 바뀐 것도 이때다.
왜 지금 2016년일까?
톨렌티노는 이 현상을 "공유 문화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그리움으로 해석한다. 2016년은 모든 사람이 더 체인스모커스의 "Closer"를 하루 종일 들었던, 진정한 모노컬처가 존재했던 마지막 해였다.
Z세대가 성장한 2020년대는 팬데믹, 경제 불안, 정치적 분열로 점철됐다. 미래가 불투명해 보일 때, 과거는 더욱 밝게 빛난다. 특히 한국의 Z세대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취업난, 부동산 문제, 사회 갈등 속에서 '그때가 좋았다'는 향수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그리움이 아닐 수도 있다. 톨렌티노는 "이 향수가 실제로는 새로운 것을 향한 준비 신호일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를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몸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2016년 향수
한국에서도 2016년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아이오아이와 트와이스가 데뷔하고, 도깨비가 방영되며, K-팝이 글로벌 무대로 본격 진출하기 시작한 해였다. 하지만 동시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해이기도 했다.
국내 Z세대에게 2016년은 1세대 아이돌들의 전성기이자, 소셜미디어가 아직 '진짜'였던 시절로 기억된다. 지금처럼 모든 게 마케팅이고 광고인 시대와는 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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