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 2천 척이 일본 앞바다에 나타난 이유
중국 어선 대규모 집결이 단순한 조업이 아닌 해상 민병대 훈련일 가능성이 제기되며, 동아시아 해상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어선인가, 민병대인가
2천 척. 최근 몇 달간 두 차례에 걸쳐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인근 동중국해에 모인 중국 어선의 숫자다. 해상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글로벌 피싱 워치의 데이빗 크루드스마 수석 과학자는 이를 "대규모 동원"이라고 표현했다.
문제는 이들이 정말 고기만 잡으러 온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집결을 중국의 해상 민병대 훈련으로 보고 있다. 겉으로는 어선이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의 해상 영향력 확장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숫자로 보는 중국의 해상 압박
중국의 해상 활동은 단순히 어선 집결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 해상보안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 해경선의 일본 영해 침입은 연간 수백 건에 달한다. 특히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는 거의 일상이 됐다.
이번 어선 집결은 기존의 해경선 활동과는 다른 차원이다. 해경선은 정부 소속이라 외교적 마찰을 일으킬 수 있지만, 어선은 '민간'이라는 명분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가 조직적으로 운용하는 '회색지대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 이유
이 상황이 한국에게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시험하고 있는 전략이 서해나 남중국해에서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국 어선들의 한국 EEZ 침입은 이미 빈발하고 있다.
둘째, 한국의 주요 해상 교역로가 위협받을 수 있다.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 이동한다. 동중국해의 긴장 고조는 결국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의 중국 공급망과 일본과의 기술 협력도 변수다.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압박이 강해질수록 한국은 더욱 어려운 외교적 줄타기를 해야 할 처지다.
새로운 갈등의 시대
전통적인 군사적 충돌과 달리, 이런 '회색지대' 전략은 대응이 쉽지 않다. 어선을 상대로 군함을 보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딜레마다. 일본은 해상보안청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전략이다. 큰 비용 없이도 상대국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고, 국제법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계속될 경우, 동아시아 전체의 해상 질서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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