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테크 스타의 몰락, 사라진 수십억 달러를 찾아라
한때 인도 IT 업계의 자존심이었던 기업들이 잇따라 무너지며 투자자들의 돈이 증발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투자를 재검토하는 이유.
방갈로르의 한 고급 오피스 빌딩에서 직원들이 짐을 싸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곳은 인도 IT 혁신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텅 빈 사무실과 답 없는 전화기만 남았다.
화려했던 과거, 참혹한 현재
인도 테크 업계에서 한때 '유니콘'으로 불렸던 여러 기업들이 연쇄 몰락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사업 실패가 아니다.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핀테크 스타트업 바이주스(Byju's)다. 한때 220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이 교육 테크 기업은 현재 투자자들로부터 4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다. 창업자 바이주 라비드란은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 없다"고 부인하지만, 싱가포르와 미국 법원은 자산 동결 명령을 내린 상태다.
투자자들의 악몽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투명성 부족이다. 인도 스타트업들의 재무 보고는 서구 기준에 비해 허술한 경우가 많다.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실사(Due Diligence) 과정에서 놓친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며 후회를 토로했다.
소프트뱅크는 바이주스에만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지만, 현재 이 지분의 가치를 제로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여러 벤처캐피털과 연기금도 인도 테크 기업들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회수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규제의 함정
인도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도 투자자들을 당황시키고 있다. 특히 데이터 현지화 규정과 외국인 투자 제한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진출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신중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 현지 파트너십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IT 기업들도 인도 투자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기자
관련 기사
AI 코딩 스타트업 Cursor가 5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로 20억 달러 펀딩을 추진 중이다. 6개월 전 밸류에이션의 두 배. 이 숫자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AI 반도체 스타트업 세레브라스가 IPO를 재추진한다. 오픈AI와 200억 달러 계약, 오라클 파트너십까지 — 엔비디아 중심의 AI 인프라 판도가 바뀌고 있는가?
아마존이 위성통신 기업 Globalstar 인수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스타링크와의 우주 인터넷 전쟁, 그리고 애플의 20% 지분이라는 변수. 이 거래가 성사되면 무엇이 바뀌는가?
마이애미 콘퍼런스에서 중남미 투자 지속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단순한 투자 권유 뒤에 숨은 지정학적 셈법과 한국 기업의 기회를 짚는다.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