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시골 장터에서 팔리는 '불법 스트리밍 박스'의 진짜 의미
농산물 옆에서 팔리는 SuperBox가 보여주는 기존 미디어 산업의 위기와 소비자들의 절망적 선택
텍사스 오스틴에서 한 시간 거리의 작은 마을 농산물 장터. 신선한 피클과 파이를 파는 부스 사이에서 뜻밖의 물건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NFL 경기, UFC 격투기, 그리고 모든 케이블 TV 채널을 무료로 볼 수 있다고 광고하는 '슈퍼박스(SuperBox)'다.
이 기기를 판매하는 제이슨은 집에서 만든 바나나빵과 오크라, 통조림과 함께 이 스트리밍 박스를 진열해놓고 있다. "사람들이 디시 네트워크에 월 200달러씩 내고 쓰레기 같은 서비스 받는 것에 질렸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농촌 지역의 절망적 선택
제이슨의 고객들은 주로 농촌 지역 거주자들이다. 이들에게 케이블 TV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필수품이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리거나 불안정한 지역에서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합법적 스트리밍 서비스조차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
슈퍼박스는 이런 상황을 파고든다. 한 번 구매하면 월 구독료 없이 수백 개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물론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콘텐츠를 재배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이슨과 그의 고객들에게는 다른 논리가 적용된다. "케이블 회사들이 독점으로 바가지를 씌우는데, 우리가 왜 당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특히 스포츠 중계의 경우, 여러 채널에 흩어져 있어 모든 경기를 보려면 월 300달러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미디어 산업이 놓친 신호
이 현상은 단순한 불법 복제 문제를 넘어선다. 기존 미디어 산업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얼마나 외면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넷플릭스가 등장했을 때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다. 불법 토렌트가 성행했던 이유는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DVD를 빌리러 가거나, 케이블 채널을 일일이 찾아보는 것보다 토렌트가 더 편했다. 넷플릭스는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며 급성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너무 많이 쪼개져 있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파라마운트플러스, 피콕 등 각각 월 10-20달러씩 내야 한다. 결국 모든 서비스를 구독하면 케이블 TV보다 비싸진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조짐
국내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이 각자 독점 콘텐츠를 앞세워 구독을 요구한다. 소비자들은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 때문에 여러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스포츠 중계의 경우 더 복잡하다. 프리미어리그는 쿠팡플레이, MLB는 네이버, NBA는 SBS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다. 스포츠 팬들은 월 5-6만원을 여러 서비스에 나눠서 지출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나 IPTV 박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물론 불법이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이기도 하다.
규제와 혁신 사이
미국 당국은 이런 불법 스트리밍 기기 판매업체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단속이 아닐 수도 있다.
스포티파이가 음악 산업을 바꾼 것처럼, 미디어 산업도 새로운 모델이 필요할 때다. 모든 콘텐츠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나, 채널별 개별 구매가 가능한 시스템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도 KT나 SKT 같은 통신사들이 여러 OTT 서비스를 묶어서 판매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근본적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임시방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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