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books Home|PRISM News
에메랄드 페넬의 '폭풍의 언덕', 원작을 배신하며 완성한 영화적 승리
CultureAI 분석

에메랄드 페넬의 '폭풍의 언덕', 원작을 배신하며 완성한 영화적 승리

4분 읽기Source

에메랄드 페넬 감독이 에밀리 브론테의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폭풍의 언덕'. 원작 팬들의 우려를 뛰어넘어 영화만의 언어로 승부수를 던졌다.

고전 문학을 영화로 옮기는 일은 늘 위험한 도박이다. 특히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처럼 복잡하고 거친 원작을 다룰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에메랄드 페넬 감독이 내놓은 답은 예상을 뒤엎는다. 원작에 대한 '배신'을 통해 오히려 영화적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원작 팬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과감한 선택

페넬은 소설의 후반부를 과감히 잘라냈다. 대부분의 영화 각색이 시도하는 방식이지만, 그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주요 인물들을 삭제하고 동기를 단순화하며, 오로지 캐시(마고 로비)와 히스클리프(제이콥 엘로디)의 관계에만 집중했다.

원작 애독자로서 처음에는 우려스러웠다. 소설 후반부의 기괴하고 뒤틀린 전개야말로 브론테 특유의 매력 아니었나.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감독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다. 페넬은 무거운 작품을 민첩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MTV 감성으로 빚어낸 고딕 로맨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각적 과감함이다. 달걀 노른자가 흘러내리고, 반죽이 끓어오르는 장면을 카메라는 집요하게 담아낸다. 캐시는 돼지 피 웅덩이를 건너며 아름다운 드레스 자락에 내장을 묻힌다. 아름다움과 추함, 우아함과 야만성이 한 프레임 안에서 충돌한다.

페넬의 전작 '솔트번'에서 보여준 과장된 연출이 현대적 배경에서는 어색했다면, '폭풍의 언덕'에서는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요크셔 황야는 미트 로프 뮤직비디오 같은 화려한 환상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캐시가 사는 저택은 음침하고 으스스하지만, 옆집 에드가의 집에는 리본만을 위한 방이 있다. 심지어 캐시의 피부와 주근깨까지 똑같이 재현한 벽지로 꾸민 방도 등장한다.

샬리 XCX와 함께 만든 현대적 고딕

샬리 XCX가 작업한 사운드트랙은 놀랍도록 자연스럽게 영화와 어우러진다. 19세기 배경에 현대 팝 음악이라니, 어울릴 리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캐시와 히스클리프의 원시적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영화는 검은 화면 위로 들려오는 신음소리로 시작한다. 관객이 성적인 소리로 착각하는 순간, 교수형당하는 남자의 마지막 숨소리임이 드러난다. 이런 직설적인 장치들이 페넬의 의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섹스와 죽음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특히 캐시와 히스클리프에게는 더욱 그렇다는 것을.

계급과 욕망 사이에서

로비와 엘로디의 케미스트리는 강렬하다. 두 배우 모두 할리우드 톱스타다운 연기력으로 웃음, 절규, 눈물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하지만 진짜 주인공은 영화의 시청각적 요소들이다.

캐시가 에드가의 상류층 생활을 받아들이며 입는 우스꽝스러운 의상들, 그리고 영화 곳곳에 스며든 점액질과 피, 내장들. 이 모든 것이 빅토리아 시대의 억압된 성적 욕망을 끓어오르게 만든다.

2011년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이 시도한 사실적이고 절제된 버전은 흥미로웠지만 평면적이었다. 브론테 특유의 기이한 매력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페넬은 서사를 간소화했지만 원작의 뜨거운 멜로드라마적 핵심은 그대로 살렸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의견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