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내 목소리를 훔쳤다면, 누가 책임질까?
구글 NotebookLM의 AI 음성이 라디오 진행자와 너무 닮아 소송이 제기됐다. AI 시대 목소리 도용의 새로운 쟁점을 살펴본다.
라디오 진행자가 구글을 고소한 이유
데이비드 그린(David Greene)은 15년간 NPR 모닝 에디션을 진행한 베테랑 라디오 호스트다. 그런데 최근 구글의 NotebookLM AI 도구를 사용해보다가 충격을 받았다. AI가 생성한 팟캐스트 음성이 자신의 목소리와 너무 닮아있었던 것이다.
그린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의 동의 없이 목소리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구글 측은 "특정 개인의 목소리를 모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그린은 "내 목소리의 독특한 특징들이 그대로 재현됐다"고 주장한다.
목소리는 저작권이 될 수 있을까?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 분쟁을 넘어선다. AI 시대에 '목소리'라는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의 문제다.
현재 미국 법원에서는 비슷한 사건들이 줄줄이 계류 중이다. 배우 스칼렛 요한슨은 OpenAI가 자신과 유사한 음성을 무단 사용했다고 항의했고, 여러 음성 배우들도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성우나 가수들의 목소리가 AI로 복제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명확한 법적 근거는 부족한 상태다. 현행 저작권법으로는 '목소리' 자체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업들의 딜레마: 혁신 vs 윤리
AI 기업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자연스러운 음성 합성을 위해서는 대량의 음성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모든 데이터에 대해 개별 동의를 받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구글은 "공개된 데이터만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린의 NPR 방송이 공개됐다고 해서 AI 학습에 자유롭게 사용해도 되는 건 아니라는 반박이 나온다. 특히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할 때는 더욱 그렇다.
반면 AI 업계는 과도한 규제가 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모든 음성 데이터에 대해 사전 동의를 받는다면 AI 음성 기술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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