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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화 보고서가 정작 무기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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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화 보고서가 정작 무기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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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법무부의 '무기화 워킹그룹' 첫 보고서가 공개됐다. 바이든 행정부의 낙태 반대 시위대 기소가 정치적 탄압이었다는 주장이지만, 보고서 속 사실들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무기화하지 않는다. 우리는 바로잡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법무부에 내건 구호다. 그런데 그 '바로잡음'이 정확히 자신들이 비판하는 방식을 거울처럼 따라 하고 있다면?

800페이지짜리 보고서의 정체

지난주, 트럼프 법무부 산하 '무기화 워킹그룹'이 첫 번째 보고서를 공개했다. 800페이지 분량의 이 문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낙태 반대 기독교인들을 정치적으로 탄압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1994년 제정된 FACE법(클리닉 접근 자유법)—낙태 시술 기관 입구를 물리적으로 막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바이든 정부가 편향적으로 집행했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나오기까지의 경위는 이렇다. 트럼프는 두 번째 취임 첫날 행정명령에 서명해 "바이든 행정부의 연방정부 무기화"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곧바로 워킹그룹을 출범시켰고, 이후 트럼프가 본디를 해임하면서 현재는 토드 블랑슈 법무장관 대행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블랑슈는 보고서 발표와 함께 관련 검사 4명 이상을 해고했다.

표면적 주장만 보면 그럴듯하다. 바이든 정부 시절 FACE법 기소 건수가 급증했고, 낙태 찬성 시위대에 비해 낙태 반대 시위대에 더 무거운 형량이 구형됐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미 취임 직후 바이든 정부에서 기소된 낙태 반대 활동가 23명을 사면한 바 있다.

보고서가 말하지 않은 것들

그런데 보고서의 주장들을 하나씩 뜯어보면 균열이 드러난다.

첫째, FACE법 기소 급증의 이유. 보고서는 바이든 정부가 유독 많은 기소를 했다고 비판하지만, 그 배경을 설명하지 않는다. 2022년 연방대법원이 Dobbs 판결로 낙태권을 폐기하기 직전, 낙태 반대 단체들이 클리닉 봉쇄를 대폭 늘렸고, 검사들은 그에 맞춰 기소를 늘렸다. 기소가 많았던 것은 범행이 많았기 때문이다.

둘째, 형량 차이의 문제. 보고서는 낙태 반대 피고인들이 더 무거운 형량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해당 피고인들 중 일부는 간호사의 손을 문에 끼워 부상을 입히거나 임신한 환자를 붙잡고 소리를 질러 창문으로 기어들어가게 만든 경우들이었다. 반면 낙태 찬성 시위대가 표적으로 삼은 것은 야간에 사람이 없는 건물이었다. 형량 차이는 피해자 유무와 폭력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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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임신 위기 센터 vandalism 미기소 문제. 보고서는 낙태 반대 시설에 대한 기물 파손 사건을 왜 더 적극적으로 기소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이 질문 자체는 정당하다. 하지만 메릭 가랜드 전 법무장관이 2023년 상원에서 설명했듯, 이런 사건들은 대부분 심야에 목격자 없이 발생한다. 바이든 정부는 정보 제공자에게 2만 5000달러 포상금을 내걸었다—보고서는 이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 반면 클리닉 봉쇄는 참가자들이 직접 생중계하는 공개 행사다. 수사 난이도가 애초에 다르다.

넷째, 가장 결정적인 대목. 보고서 각주를 꼼꼼히 읽으면 "바이든 DOJ의 사례"로 제시된 이메일 일부가 실제로는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작성된 것임이 드러난다. 보고서가 비난하는 FACE법 집행 관행 중 상당수를 트럼프 1기 법무부도 똑같이 했다.

고무와 풀의 원칙

보고서의 논리 구조는 단순하다. 나와 내 편에게 적용된 법 집행은 탄압이고, 상대방에게 적용되는 같은 법 집행은 정의다. 원문 기사를 쓴 퀸타 유레식의 표현을 빌리면 "나는 고무, 너는 풀" 원칙이다.

이 원칙은 보고서 발표 이후 법무부의 실제 행동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보고서는 바이든 DOJ가 FACE법 위반에 더해 더 무거운 연방 공모죄(18 USC 241)를 함께 적용한 것을 "심각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현재 트럼프 법무부의 하미트 딜런 민권부 차관보는 낙태 반대 시설 기물 파손 사건에서 바로 그 241조를 적용해 항소심을 직접 변론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DOJ가 낙태권 단체와 협력한 것을 비판했지만, 낙태 반대 단체 Americans United for Life CEO는 보고서 발표 다음 날 법무부 회의에 참석했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는 반이민 단체의 교회 예배 방해 시위를 FACE법으로 기소하는 사건이 진행 중이다. 보고서가 바이든 정부를 비판하면서 "예배당 접근 방해에는 FACE법을 한 번도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 정작 법무부 자체 내부 메모에는 그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담겨 있었다. 이 내용은 보고서 초안에는 있었지만 최종본에서 삭제됐다.

법치주의가 묻는 질문

한국 독자 입장에서 이 사안은 미국의 내부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법치주의의 보편적 원리에 관한 것이다. 검찰권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행사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이 질문은 어느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유효하다.

한국도 정권 교체마다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반복되어 왔다.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의 수사가 다음 정권에서는 "정치 보복"으로 재명명되는 패턴. 미국의 이 보고서는 그 패턴의 극단적 형태를 보여준다. 보복을 정의로 포장하는 방식, 그리고 그 포장이 얼마나 쉽게 벗겨지는가를.

트럼프가 본디를 해임한 이유 중 하나가 "적을 충분히 괴롭히지 않았다"는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후임 블랑슈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곧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추가 보고서들이 예고돼 있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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