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국토보안부의 변호사가 된 날
미네소타 이민 단속 중 연방요원이 민간인을 사살했지만, 법무부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수사하고 있다. 사법부 독립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사건.
연방요원이 민간인을 총으로 쏴 죽인 그날, 미국 법무부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7일미네소타주에서 벌어진 일이다.
르네 굿이라는 여성이 연방 이민세관단속청(ICE) 요원 조너선 로스의 총에 맞아 숨졌다. 현장 영상에는 로스가 굿의 차량을 향해 반복적으로 총을 쏘는 모습이 담겼다. 과거 같았다면 법무부는 연방요원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토드 블란체 법무부 부장관은 "민권 침해에 대한 형사 수사 근거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발표했다. 오히려 법무부는 로스가 쏜 총알의 궤적을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굿의 차량에 대한 수색영장을 신청했다. 목적은 굿이 로스를 폭행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증거 차단과 수사 방향 바꾸기
FBI는 주 정부와 지방 당국이 증거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미네소타 관리들은 부패했기 때문에" 증거를 볼 자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법무부가 굿의 남편 베카 굿에 대한 형사 수사까지 검토했다는 사실이다. 베카는 그날 아침 아내와 함께 있었다. 이에 항의해 미네소타 연방검찰청 검사 6명이 사임했고, 민권 수사를 열려고 했던 FBI 요원도 거부당한 후 사임했다.
1월 18일에는 또 다른 사건이 벌어졌다. 전 CNN 진행자 돈 레몬이 세인트폴의 한 교회에서 벌어진 시위를 취재했다. 시위대는 교회 목사가 지역 ICE 사무소 대행 책임자를 겸직한다고 비난했다. 며칠 후 연방 수사기관은 시위 주도자 3명을 체포했다.
법무부는 레몬도 함께 기소하려 했지만 판사가 거부했다. 포기하는 대신 법무부는 법원을 압박해 재고하도록 요구했다. 하미트 딜런 민권국장은 "지구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치적 압박 도구가 된 사법부
지난 토요일, 같은 날 연방요원이 알렉스 프레티를 사살한 그날, 팸 본디 법무장관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 협박성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프레티의 죽음이나 수사 지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신 월즈가 국토보안부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ICE에 더 적극 협조하고, 유권자 명단과 메디케이드 수혜자 기록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월즈는 트럼프 대통령을 더 잘 지지해야 한다"고 본디는 폭스뉴스에서 선언했다. 그는 엑스(X)에 "책임을 묻는 때가 왔다"며 성조기 이모지와 함께 서한을 흔드는 영상을 올렸다.
법무부는 월즈, 미니애폴리스 시장 제이콥 프레이, 세인트폴 시장, 미네소타 법무장관, 미니애폴리스 지방검사에게 소환장을 발송했다. 명확한 근거 없는 형사 수사의 일환이었다. 워터게이트 이후 들어본 적 없는 정치적 압박이었다.
법원의 제동과 균열
프레티 사망 후 법무부는 다시 한번 주 정부와 지방 당국의 현장 접근을 차단했다. 하지만 이번엔 미네소타주와 헤네핀 카운티가 소송을 제기했다. 에릭 토스트루드 판사(트럼프 임명)는 연방정부의 "증거 파기나 변조"를 금지하는 임시금지명령을 신속히 내렸다.
월요일 다른 법정에서는 캐서린 메넨데즈 판사가 법무부 변호사에게 본디의 서한에 대해 질문했다. "행정부가 법원을 통해 강제할 수 없는 목표를 힘으로 달성하려는 것이냐"고 물었다.
같은 날 저녁 본디는 연방항소법원이 시위대 괴롭힘을 금지한 지방법원 명령을 정지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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