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
갤럽이 대통령 지지율 조사 중단을 발표하며 여론조사 업계의 위기가 드러났다. 시민들이 전화를 받지 않고, 기존 방법론이 무너지는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화할까?
5%. 이것이 현재 갤럽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미국인의 비율이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28%였던 응답률이 이제 스무 명 중 한 명만 전화를 받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갤럽이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배경이다.
갤럽의 선택, 트럼프의 그림자
갤럽의 결정을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2월 갤럽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6%로, 다른 조사기관 평균인 42%보다 훨씬 낮았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조사에 법적 대응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실제로 CBS와 ABC는 트럼프의 소송에 거액을 지불하며 합의했고, CBS는 이번 주 트럼프 측의 압박으로 민주당 후보와의 인터뷰를 취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갤럽이 제시한 "사업 전략 변화"라는 설명도 설득력이 있다. 여론조사 업계는 비용은 급증하고 수익은 줄어드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1936년의 혁명, 2026년의 몰락
여론조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갤럽은 1936년 대선에서 역사를 만들었다. 당시 권위 있던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1000만 명에게 엽서를 보내 250만 명의 답변을 받았다. 결과는 공화당 알프 랜던의 압승 예측이었다.
반면 갤럽은 5만 명이라는 훨씬 작은 표본으로 루스벨트의 승리를 정확히 예측했다. 비결은 대표성이었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자동차 등록부와 전화번호부에서 주소를 뽑았는데, 대공황 시대에 자동차와 전화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공화당 지지자였다. 갤럽의 작은 표본이 거대한 표본을 이긴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90년이 지난 지금, 갤럽의 방법론이 무너지고 있다. 1000명 표본을 만들기 위해 1990년대에는 3500통의 전화를 걸면 됐지만, 지금은 2만 통을 걸어야 한다. 발신자 표시와 스팸 차단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여론조사 기관들도 응답률 하락과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유선전화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기존 조사 방법론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한국갤럽을 비롯한 주요 조사기관들이 온라인 패널 조사와 휴대전화 조사 비중을 늘리는 이유다.
문제는 비용만이 아니다. 전화를 받는 5%의 사람들이 과연 전체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 의문이 제기된다. 퓨 리서치센터의 코트니 케네디는 "조사 응답자들은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고 답하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높다"며 "이를 보정하기 위해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의 응답에 더 큰 가중치를 준다"고 설명했다.
2016년의 충격, 2024년의 반복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결정적 타격을 준 것은 2016년 대선이었다. 선거 직전 조사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3.2%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네이트 실버의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클린턴이 302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클린턴은 232명의 선거인단만 확보하며 패배했다.
2024년에도 상황은 반복됐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트럼프의 지지율을 과소평가했다. 핵심 문제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기존 조사 방법에 응답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들은 기관에 대한 불신이 크고,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지 않는 성향이 뚜렷하다.
새로운 방법론의 모색
일부 조사기관들은 대안을 찾고 있다. 모닝 컨설트는 온라인으로 수만 명의 대규모 표본을 모집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화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표본 크기로 대표성 부족을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방법도 온라인을 적극 사용하는 특정 계층에 편중될 위험이 있다.
흥미롭게도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는 7개 주요 조사기관 중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1곳만이 탈퇴 승리를 정확히 예측했다. 당시 "비주류" 방법론으로 여겨졌던 온라인 조사가 오히려 정확했던 것이다.
본 콘텐츠는 AI가 원문 기사를 기반으로 요약 및 분석한 것입니다. 정확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원문 확인을 권장합니다.
관련 기사
우크라이나 전쟁 5년차, 러시아 여론조사 80% 지지율 뒤에 숨겨진 진실. 푸틴의 사회적 계약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들을 분석한다.
전 세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지금, 브라질과 핀란드 등이 보여준 '민주주의 복원'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들
볼소나루는 감옥에, 트럼프는 재집권에 성공했다. 같은 쿠데타 시도, 다른 결과가 말해주는 민주주의의 현주소
볼소나루와 트럼프, 같은 권위주의자였지만 다른 결과. 브라질 민주주의가 미국보다 강했던 이유와 우리가 배울 교훈
의견
이 기사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세요
로그인하고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