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치료 vs 자율 선택, 미국 중독자 정책 갈림길
트럼프 행정부 강제 치료 확대 정책과 자발적 치료 옹호론자들의 대립. 효과성과 인권 사이에서 미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1,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시설. 노숙자들에게 주어지는 선택은 단 둘뿐이다. 금주·금연 의무 쉼터에 들어가거나, 감옥에 가거나.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외곽에 계획된 이 시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2025년 7월 행정명령 '미국 거리의 범죄와 무질서 종식'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강제 치료 정책의 상징이 되고 있다. 지지자들은 "거리보다 인도적인 대안"이라 말하고, 반대자들은 "감옥과 다름없다"고 비판한다.
강제 vs 자발, 두 진영의 논리
강제 치료 지지론은 명확하다. 중독으로 인해 판단력을 잃은 사람들을 보호하고, 공공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뉴저지, 워싱턴주, 뉴욕주 등에서도 유사한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자발적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극단적 상황에서는 강제적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자살이나 타해 위험이 임박한 경우, 스스로를 돌볼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경우에는 법원 명령을 통한 강제 치료가 정당화된다는 입장이다.
자발적 치료 옹호론은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워싱턴대학교의 임상심리학자 수잔 콜린스 교수는 30년간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강제 치료는 자발적 치료보다 효과적이지 않으며, 환자 안전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말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대안은 주거 우선 정책(Housing First), 피해 감소 프로그램, 사법 제도 우회 프로그램 등이다. "낮은 진입 장벽과 자발적 참여가 더 효과적이고, 비용도 적게 들며, 위험도 낮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숫자로 보는 현실
연구 결과는 자발적 치료 옹호론에 힘을 실어준다. 2023년까지 발표된 3차례 체계적 문헌 검토에서 강제 치료의 명확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오히려 해로운 결과들이 드러났다.
매사추세츠주 데이터에 따르면, 강제 치료 경험자의 과다복용 사망 위험이 40% 더 높았다. 국제 연구에서는 치료 종료 후 몇 주 내 사망 위험이 2-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면에서도 격차가 크다. 매사추세츠의 강제 치료는 남성 환자 1명당 연간 7만6,819달러, 워싱턴주는 평균 11일 입원에 7,298달러가 든다. 워싱턴주 프로그램은 1달러 투입 시 81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
19세기 정신병원의 그림자
강제 치료에 대한 신중론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19-20세기 초 주립 정신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시민권을 박탈당한 채 수년, 때로는 무기한 감금됐다. 1960년대 개혁을 통해 강제 치료 적용 사례를 줄이고 환자 권리를 강화했지만, 최근 10년간 37개 주와 워싱턴 D.C.가 중독 관련 강제 치료법을 신설하거나 확대했다.
콜린스 교수는 "급성 생명 위험 상황을 넘어 강제 치료를 확대하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이미 효과가 입증된 낮은 진입 장벽의 자발적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이 생명을 구하고 지속 가능한 회복을 촉진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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