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난민에게 주어진 두 가지 선택지
미국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 난민 1,100명이 콩고 또는 탈레반 치하 귀환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놓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난민 정책이 무엇을 말해주는가.
미국을 위해 싸웠던 사람들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두 가지다. 탈레반이 지배하는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아무 연고도 없는 분쟁 지역 콩고로 가거나.
카타르에 묶인 1,100명의 이야기
현재 카타르의 옛 미군 기지에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1,100명이 발이 묶인 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난민이 아니다. 미군 통역사로 20년 가까운 전쟁 기간 동안 미국 병사들과 함께 일했거나, 아프간 특수부대원으로 복무했던 사람들이다. 일부는 미군 병사의 가족이며, 400명 이상은 어린이다. NBC 보도에 따르면 이들 중 대다수는 이미 미국 입국을 위한 심사를 통과해 승인까지 받은 상태였다.
뉴욕타임스의 단독 보도로 알려진 이 사안의 핵심은 이렇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에게 콩고민주공화국 이송 또는 아프가니스탄 귀환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다.
두 선택지 모두 이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이다. 콩고는 현재 반군 준군사조직과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고 심각한 난민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다. 이들과 아무런 역사적·문화적 연결고리도 없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는 것은 탈레반 정권 아래서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는 일이다. 미군에 협력했다는 이력은 탈레반에게 표적이 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나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간 난민 비자 처리를 전면 중단한 것은 지난해의 일이다. 계기는 2021년 미국에 입국한 아프간 출신 남성이 워싱턴 DC에서 주방위군 두 명을 총격한 사건이었다. 행정부는 이 사건을 근거로 아프간 전체에 대한 비자 처리를 중단했고, 이미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까지 대기 상태로 묶어두었다.
미국은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의 혼란 속에서 약 20만 명의 아프간 난민을 수용했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을 도왔던 사람들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내세웠다. 그 약속을 믿고 기다려온 사람들이 지금 카타르에 있다.
이번 콩고 이송 논의는 단발성 사안이 아니다. 이달 초 콩고는 미국이 제3국 출신 추방자들을 받기로 합의했고, 지난주에는 실제로 최소 15명이 콩고로 보내졌다. 이민자와 난민을 어디든 보낼 수 있는 제3국으로 이송하는 방식은 트럼프 행정부가 반복적으로 활용해온 패턴이다.
약속과 책임 사이
이 사안을 둘러싼 시각은 선명하게 갈린다.
트럼프 행정부의 논리는 일관성이 있다. 국가 안보가 인도주의적 고려보다 우선이며, 단 한 건의 사고도 정책 변화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민 통제는 행정부가 선거에서 내세운 핵심 공약이었고, 지지층은 이를 일관된 원칙의 실행으로 본다.
반대 시각도 있다. 이미 보안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 그것도 미국을 위해 직접 일했던 사람들을 분쟁 지역으로 보내는 것은 동맹국과 협력자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는가. 미래에 미국과 협력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은 이 사례를 어떻게 해석할까. 군사 전문가들과 외교관들이 우려하는 것은 단기적 정치 논리가 장기적 전략 자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법적으로도 쟁점이 있다. 강제송환금지 원칙(non-refoulement)은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 곳으로 난민을 돌려보내는 것을 금지한다.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으로의 귀환이 이 원칙에 위배되는지는 법적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한국의 관점에서도 이 사안은 무관하지 않다. 한국 역시 해외 파병과 국제 협력을 통해 현지 협력자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동맹국이 자국 협력자를 어떻게 대우하는가는 한국의 외교적 신뢰도와도 간접적으로 연결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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