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대통령이 세계 경찰이 된 아이러니
반전 공약으로 당선된 트럼프가 이란, 에콰도르, 베네수엘라까지 동시 개입하며 역설적 현실을 만들어낸 배경과 의미를 분석한다.
"평화 대통령"을 자처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7개국에서 동시에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다. 반전을 내세워 당선된 대통령이 세계 경찰 역할을 자처하는 역설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공약과 현실 사이의 간극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자신을 "전쟁을 피하는 대통령"으로 포장했다. 심지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권 후 그의 행보는 정반대다.
현재 미국은 이란과의 에픽 퓨리 작전을 비롯해 에콰도르 마약카르텔 소탕, 소말리아 알샤바브 공습, 시리아 이슬람국가(IS) 타격, 베네수엘라 정권교체 등 전 세계에서 군사작전을 동시 진행 중이다. 이는 "아메리카 퍼스트"보다는 "세계 경찰" 역할에 가깝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이런 작전들을 단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매파적 성향이 J.D. 밴스, 툴시 개버드 같은 비개입주의자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확전의 도미노 효과
이란과의 전면전은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의 중동 기지들이 이란의 보복 위험에 노출됐고, 전 세계 미국 이익이 위협받고 있다. 카타르 알 우데이드 기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기지, UAE 알 다프라 기지 등에서 미군이 위험에 처해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한 후 미국이 임시 통치를 선언했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이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와 협상하면서도 동시에 기소 위협을 가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태평양과 카리브해에서는 마약 밀수 의심 선박들을 폭파하는 작전으로 최소 150명이 사망했다. 나이지리아 이슬람 무장세력에 대한 크리스마스 공습, 예멘 후티 반군과의 7주간 교전도 이어졌다.
국민 여론과의 괴리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가 군사 개입을 축소하려는 곳은 우크라이나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에 정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국민 다수가 이런 개입에 반대한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전쟁 반대를 내세워 당선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권자들이 속았다고 느낄 만하다.
트럼프는 이미 2011년 오바마에게 리비아 침공을 압박하는 영상을 공개했고, 조지 H.W. 부시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으며, 2000년 저서에서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우려하며 선제공격을 옹호한 바 있다.
의회의 역할과 미래 전망
트럼프는 앞으로 멕시코 마약카르텔에 대한 육상 공격, 쿠바 정권교체, 그린란드 무력 점령, 파나마 운하 장악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충동적이고 도박을 즐기는 그의 성향을 고려하면, 위험 부담은 타인에게 떠넘기면서 더 큰 모험을 시도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의회가 개입해 이런 군사작전들을 제어하는 것만이 미국을 이런 분쟁들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개입 목록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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