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와주지 않을 때, 이웃이 나서다
코로나19부터 이민자 단속까지, 위기 때마다 부활하는 상호부조 운동. 미국 역사 속 이웃돕기 전통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교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이민자들을 위한 음식 꾸러미를 준비하고 있다. 이민 단속에 대한 공포로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이웃들을 위해서다. 정부 정책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이웃이 이웃을 돕는 마음이다.
정부 대신 이웃이 나서는 이유
상호부조(mutual aid)는 말 그대로 서로 돕는 것이다. 음식과 생필품을 모아 나누고, 무료 물물교환을 조직하며, 이민 단속이 두려워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아이를 대신 학교에 데려다주는 일까지. 이 모든 것이 상호부조의 영역이다.
포드햄대학교의 타이샤 매독스 교수는 "정부 기관이 사람들의 일상적 필요를 돌보지 않을 때, 사람들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녀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상호부조 전통은 초기 이민자 공동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흥미롭게도 '상호부조'라는 용어 자체는 1800년대 러시아의 무정부주의자 페트르 크로포트킨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개념은 훨씬 오래됐다. 서아프리카에서 온 전통을 이어받은 카리브해 공동체들이 이미 이런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역사 속 생존 전략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는 다양한 이민자 공동체들이 독창적인 상호부조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필라델피아와 뉴욕의 중국계, 유대계 공동체들은 산업재해보험이 없던 시절, 직장에서 다친 동료에게 임금의 일부를 지원해줬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카리브해 공동체의 '수수(susu)' 시스템이다. 구성원들이 돈을 모아두고 돌아가며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집세나 생활비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런 금융 상호부조는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이민자들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었다.
1890년부터 1940년까지 상호부조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제2차 대전 이후 정부 복지 제도가 확충되면서 잠시 주춤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놀랍게도 1920년대에 만들어진 카리브해 이민자 상호부조 단체들이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사회운동 속에서 다시 태어나다
1950-60년대 시민권 운동 시기에 상호부조 정신은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했다. 블랙팬서당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무료 구급차 서비스, 의복과 신발 제공, 법률 지원, 그리고 유명한 무료 아침식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혁명적 정치 조직이었지만, 동시에 지역사회를 돌보는 상호부조 단체이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상호부조의 또 다른 전성기를 불러왔다. "정부가 사람들을 어떻게 돌볼지 계획이 없을 때,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봤다"고 매독스 교수는 말한다.
최근에는 FEMA(연방재난관리청) 지원이 줄어들면서, 재해 피해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이웃을 돕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를 구해줄 사람은 우리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식 품앗이의 현대적 진화
이런 미국의 상호부조 역사를 보면서 한국의 전통적 '품앗이' 문화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농번기에 서로 일손을 도와주고, 혼례나 상례 때 품을 보태는 것. 이것도 상호부조의 한국적 버전이었다.
하지만 도시화와 개인주의 확산으로 이런 전통은 많이 약화됐다. 대신 온라인 커뮤니티나 아파트 단지 내 소규모 모임들이 새로운 형태의 상호부조 역할을 하고 있다. 육아 품앗이, 반찬 나누기, 중고물품 교환 등이 그 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중 '덕분에 챌린지'나 소상공인 돕기 운동 같은 것들도 넓은 의미에서는 상호부조의 현대적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정부 지원의 한계를 시민들이 스스로 메워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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