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의 경계선, 누가 결정하는가
미 하원이 통과시킨 SAVE America Act가 제기하는 헌법적 딜레마. 투표 자격을 정하는 권한은 연방정부에 있을까, 주정부에 있을까?
2026년 2월 11일, 미 하원 의사당에서 한 공화당 의원이 투표용지에 체크 표시를 했다. 그가 찬성표를 던진 법안의 이름은 'SAVE America Act'. 연방선거에서 투표하려면 시민권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서 예상치 못한 질문이 떠올랐다. 과연 연방정부가 누가 투표할 수 있는지 결정할 권한이 있을까?
3년 연속 통과, 상원은 여전히 벽
SAVE America Act(미국 유권자 자격 보호법)는 올해로 3년 연속 하원을 통과했다. 이번 버전은 이전보다 더 까다롭다. 연방선거 유권자 등록 시 여권이나 출생증명서 같은 시민권 증명서류를 직접 제출해야 하고, 투표할 때도 시민권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공화당은 이 법안을 '선거 보안 강화'의 핵심으로 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전체가 밀어붙이는 이유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 통과는 여전히 요원하다.
문제는 숫자에 있다. 현재 미국 성인 시민 중 최소 9%인 2,100만 명이 운전면허증조차 없다. 시민권 증명서는 더 구하기 어렵다. 특히 저소득층과 소수계층 지역에서는 경제적 이유로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헌법이 침묵하는 영역
하지만 진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 법안이 과연 헌법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미국 헌법은 놀랍게도 투표권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원문에는 시민권 요건도 없다. 남북전쟁 이후 수정헌법들이 인종, 성별, 연령에 따른 차별을 금지했을 뿐이다. 그 외에는 대부분 침묵한다.
그렇다면 누가 투표 자격을 정하는가? 답은 명확하다. 주정부다.
연방제 시스템 하에서 주정부는 자체 선거는 물론 연방선거에서도 투표 자격을 정할 독점적 권한을 갖는다. 대통령 선거든 의회 선거든 마찬가지다. 2013년 애리조나 대 부족간위원회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은 "헌법 어디에도 연방선거의 투표 자격을 의회가 정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명시했다.
역사가 보여주는 다른 가능성
SAVE America Act가 제기하는 헌법적 딜레마는 이렇다. 이 법안은 사실상 '연방선거에는 시민만 투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이는 헌법상 주정부만 가진 권한인 투표 자격 설정에 해당한다.
현재 모든 주가 투표권을 시민에게만 주지만, 역사적으로는 달랐다. 건국 초기부터 19세기까지 최소 19개 주가 시민권이 없는 자유민 남성 '거주자'에게도 투표권을 줬다. 지금도 워싱턴 D.C.와 20개 이상 지방자치단체가 영주권자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허용한다.
만약 어떤 주가 영주권자에게 연방선거 투표권을 주기로 결정한다면? 이는 헌법상 그들의 권한이다. 그런데 SAVE America Act가 이를 금지한다면 충돌이 생긴다.
정치와 헌법 사이
그렇다면 왜 108명의 하원의원이 헌법적 권한을 벗어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을까?
정치적 계산이 크다. 비시민권자 투표는 공화당 정치인과 유권자들의 주요 우려사항이다. SAVE America Act 공동발의자는 모두 공화당이고, 2025년 4월 통과 때도 220명 중 공화당이 아닌 찬성표는 단 4표뿐이었다.
지지자들은 헌법의 '선거조항'을 근거로 든다. 의회선거의 '시기, 장소, 방식'을 규정할 권한이 의회에 있다는 조항이다. 마이크 리 상원의원 같은 이들이 자주 인용하는 논리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이미 명확히 했다. 선거조항은 선거 절차만 규정할 뿐 투표 자격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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