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로봇에게 '눈'을 달아주는 이유
알리바바가 로봇 전용 AI 모델 RynnBrain을 출시했다. 과일을 구분하는 단순한 작업 뒤에 숨은 거대한 시장 경쟁의 의미를 살펴본다.
과일 바구니에 사과와 오렌지를 정확히 분류하는 로봇. 얼핏 보면 단순한 작업이지만, 이 뒤에는 수조원 규모의 시장 경쟁이 숨어있다.
알리바바가 화요일 공개한 로봇 전용 AI 모델 'RynnBrain'이 보여준 데모 영상 속 장면이다. 로봇이 과일을 구분해 바구니에 담는 모습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물체 인식부터 정밀한 움직임 제어까지 복잡한 AI 기술의 집합체다.
왜 지금 로봇 AI인가
알리바바의 이번 움직임은 우연이 아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AI와 로봇은 수조달러 성장 기회"라고 선언한 지 1년, 이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물리적 AI'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물리적 AI란 자율주행차부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모든 AI 기술을 의미한다.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핵심 분야이기도 하다.
알리바바만의 전략도 눈에 띈다. 기존 'Qwen' AI 모델 시리즈로 중국 최고 수준의 AI 기술력을 입증한 뒤, 이제 로봇이라는 새로운 전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전쟁
로봇 AI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 구도다. 엔비디아는 'Cosmos' 브랜드로 로봇 훈련용 모델들을 출시했고, 구글 딥마인드는 'Gemini Robotics-ER 1.5'로 맞불을 놨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Optimus' 휴머노이드 로봇에 자체 AI를 탑재하겠다고 선언했다.
흥미로운 점은 알리바바가 선택한 오픈소스 전략이다. RynnBrain을 무료로 공개해 전 세계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기술 표준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기업들이 올해 대량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는 점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에서 중국의 우위가 더욱 확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기업들의 고민
이런 흐름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숙제를 안겨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로봇 사업에 발을 담갔지만, AI 모델 개발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로봇 기술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AI 소프트웨어 역량은 부족하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IT 기업들도 AI 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물리적 세계와의 연결고리는 약하다.
결국 한국 기업들은 하드웨어 강점을 살리면서도 AI 역량을 빠르게 보강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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