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약세론자들의 승리 선언, 이번엔 진짜 바닥일까
파이낸셜타임스와 피터 쉬프 등 오랜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이 암호화폐 폭락을 두고 승리를 선언했다.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때가 진짜 바닥 신호일까?
7만 1천 달러. 지금 비트코인 가격이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여전히 6만 9천 달러 너무 높다"고 단언했다. 오랜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이 일제히 승리를 선언하고 나선 지금, 역설적으로 이것이 진짜 바닥 신호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년 만의 "우리가 옳았다" 선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주말 제미마 켈리 기자의 칼럼을 통해 "비트코인은 여전히 6만 9천 달러 너무 높다"는 제목으로 오랜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트코인이 밤사이 오르자 아예 제목을 "7만 달러 너무 높다"로 수정하기까지 했다.
켈리는 "비트코인은 생성 이후부터 지면에 박살나며 끝날 여정을 걸어왔다"며 "이번 주는 비트코인이 의존하는 '더 큰 바보들'의 공급이 말라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썼다. 그는 "사람들이 허공에 기반한 것의 가치에는 바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FT의 이런 논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5년에는 케이티 마틴 기자가 "내 치아가 비트코인보다 희소한데 왜 수십억 달러 가치가 안 되는가"라고 반문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5년 만에 본전"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 회사는 지난 5년간540억 달러를 투입해 비트코인을 사들였지만, 현재 평균 매수가 7만 6천 달러를 밑돌면서 손실 상태에 빠졌다.
FT의 크레이그 코벤은 "경영진에게는 안전한 선택지가 없다. 주주 가치를 파괴하는 서로 다른 길들만 있을 뿐"이라며 "라 브레아 타르 구덩이에 갇힌 거대한 마스토돈처럼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탈출구를 찾아 몸부림치고 있다"고 혹평했다.
오랜 금 투자자이자 비트코인 비판론자인 피터 쉬프도 가세했다. 그는 "마이클 세일러가 비트코인을 세계 최고 성과 자산이라고 했는데,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5년간 투자해서 3% 손실을 기록했다"며 "앞으로 5년간 손실은 훨씬 클 것"이라고 꼬집었다.
역설적 바닥 신호들
흥미롭게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런 비관론이 오히려 바닥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전 헤지펀드 매니저 휴 헨드리가 말했듯 "원숭이들은 항상 바닥을 집는 데만 시간을 보낸다. 나는 바닥 집기를 거부한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시장의 극단적 비관론은 종종 반전의 전조가 되어왔다.
실제로 다른 신호들도 나타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작년 말 500억 달러 기업가치로 150억~200억 달러 투자 유치를 논의했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이 가치평가에 반발하면서 투자 규모가 50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테더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150억~200억 달러 투자 유치 보도는 오해"라고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이 사적으로 높은 기업가치에 우려를 표했다는 것이 FT 보도의 핵심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이번 상황은 복합적 의미를 갖는다. 업비트, 빗썸 등 국내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고,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관들의 비관론이 정점에 달했다는 것은 다른 각도에서 해석할 여지도 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 등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여전히 암호화폐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무엇보다 한국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화 기준 비트코인 손실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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