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달러 비트코인 매도, 양자컴퓨팅 공포가 현실이 되나
갤럭시 디지털의 고객이 90억 달러 비트코인을 매도한 배경에 양자컴퓨팅 위협이 있었다. 초기 투자자들의 HODLing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
90억 달러. 한 명의 투자자가 지난해 4분기에 매도한 비트코인 규모다. 이 거래 하나가 암호화폐 시장 전체를 흔들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갤럭시 디지털의 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실적 발표에서 이 매도가 "IPO 물량 소화"처럼 시장에 압박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 주목할 점은 매도 이유였다. 비트코인 초창기부터 투자해온 '사토시 시대' 투자자가 유산 계획의 일환으로 매도했는데, 그 배경에는 양자컴퓨팅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HODLing 신화의 균열
"엄청난 수의 종교적 신자들이 HODLing 개념을 믿고 비트코인을 절대 놓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어떻게든 그 열기가 식었고 매도가 시작됐다."
노보그라츠의 이 말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충격을 줬다. 오랫동안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철학이었던 'HODL'(Hold On for Dear Life) - 어떤 변동성에도 굴복하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갤럭시는 초기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차익실현을 목격하고 있다. 시스템에 레버리지도 많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시장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한다.
양자컴퓨팅, 진짜 위협인가 핑계인가
노보그라츠는 양자컴퓨팅 위협을 "큰 핑계"라고 표현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해온 문제라고 인정했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 최근 양자컴퓨팅을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는 양자컴퓨팅이 암호화폐 시장에 장기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쇼어 알고리즘이 비트코인 주소의 개인키를 보호하는 서명을 깨뜨릴 수 있고, 이는 악의적 행위자들이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지갑 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공개키가 이미 블록체인에 노출된 지갑들이 위험하다. 현재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3분의 1이 양자컴퓨터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대응, 그리고 한국의 관점
하지만 위협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1,000큐비트에도 못 미치는데, 비트코인 암호화를 뚫으려면 수백만 큐비트가 필요하다고 추정된다.
그럼에도 업계는 대비하고 있다. 카르다노 창립자 찰스 호스킨슨은 양자 저항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고, 이더리움 재단은 이달 양자 이후 보안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격상시켜 전담팀을 구성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과 블록체인 기업들도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이 양자컴퓨팅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한국이 양자 저항 암호화폐 기술의 선도국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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