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이 눈앞에 뜬다—보청기 다음 세대의 도전
실시간 자막 안경이 청각 보조기기 시장에 등장했다. 소리를 키우는 대신 텍스트로 바꾸는 이 기기, 청각 장애인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수십 년간 청각 보조 기술의 답은 하나였다—소리를 더 크게. 그런데 지금, 전혀 다른 방향의 기기가 조용히 시장에 자리를 잡고 있다. 소리를 키우는 대신, 눈앞에 자막을 띄우는 안경이다.
귀가 아닌 눈으로 듣는다
자막 안경(captioning glasses)은 스마트 안경의 한 갈래다. 카메라로 영상을 찍거나 음악을 재생하는 일반 스마트 안경과 달리, 이 기기는 오직 하나의 기능에 집중한다. 주변의 대화, 강의, 영화 대사를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해 렌즈 안쪽 소형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것이다. 화면은 단색—대부분 선명한 초록색—이며, 화려한 그래픽 대신 읽기 쉬운 자막 출력에 최적화되어 있다.
기본 기능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실시간 받아쓰기로, 대화 내용을 스마트폰에 자동 저장해 나중에 다시 볼 수도 있다. 둘째는 실시간 번역으로, 외국어 화자의 말을 자국어 자막으로 바꿔준다. 여기에 AI 기능을 얹은 모델들은 대화 요약, 음성 질의응답, 내비게이션 안내, 뉴스·주가·일정 표시까지 지원한다.
대부분의 제품은 기본 기능을 구독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만 더 많은 번역 언어나 고품질 AI 서비스는 유료 플랜을 통해 제공된다. 시력 교정이 필요한 사용자는 도수 렌즈를 추가로 맞춰야 하며, 미국에서는 시력 보험이나 FSA·HSA 계좌로 구매 비용을 처리할 수 있는 의료 기기 범주에 포함된다.
현재 시장의 현주소: 세 제품, 세 선택지
WIRED의 리뷰어 크리스 해슬럼이 여러 제품을 직접 착용 테스트한 결과, 현재 시장은 사실상 세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
이븐 리얼리티스 G2(599달러)는 현 시장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무게는 43그램으로 경쟁 제품 대비 가볍고, 도수 렌즈를 처음부터 프레임에 내장해 클립온 방식의 불편함을 없앴다. 35개 언어 번역을 지원하며, 헤드업 디스플레이식 내비게이션, 뉴스·주가 대시보드, 앱 설치 기능까지 갖췄다. 배터리는 약 10시간 사용 가능하고 케이스로 7회 충전을 추가할 수 있다. 구독 플랜 없이 모든 기능이 기본 포함된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단점은 오프라인 기능이 사실상 없어 인터넷 연결이 필수라는 것이다.
레이온 헤이 2(549달러)는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다. 도수 렌즈 추가 비용도 90~299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다만 무게가 50~60그램으로 무거운 편이고, AI 요약 기능이 한국어·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출력되는 오류가 종종 발생했다. 프리미엄 기능은 월정액이 아닌 분 단위로 판매하는 방식이 독특하다(120분에 10달러).
XRAI AR2(699달러)는 레이온과 동일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사용한다. 300개 언어를 지원한다는 점은 인상적이지만, 20개 언어만 기본 제공되고 나머지는 유료다. 앱 사용성과 기능 완성도에서 경쟁 제품에 비해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 항목 | 이븐 리얼리티스 G2 | 레이온 헤이 2 | XRAI AR2 |
|---|---|---|---|
| 가격 | 599달러 | 549달러 | 699달러 |
| 무게 | 43g | 50~60g | 50g |
| 지원 언어 | 35개 | 9개(유료 143개) | 20개(유료 300개) |
| 구독 여부 | 없음 | 분 단위 유료 | 유료 플랜 |
| 오프라인 지원 | 미지원 | 미지원 | 미지원 |
| 배터리 | 약 10시간 | 6~8시간 | 약 8시간 |
| 도수 렌즈 | 프레임 내장 | 클립온 | 클립온 |
편리함과 한계 사이
직접 착용해본 리뷰어의 솔직한 평가는 긍정과 한계를 동시에 담고 있다. 자막 기능 자체는 광고대로 작동했다. 그러나 무게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일반 안경의 최대 3배에 달하는 무게 탓에 1시간 이상 착용이 불편하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코 위에 안경이 너무 높이 걸리는 착용감도 조정이 어렵다.
디자인 역시 현실의 벽이다. 리뷰어의 배우자는 이 안경을 보고 "우스꽝스럽다(ridiculous)"고 평했다. 실용성과 외관 사이의 타협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오프라인 지원 부재도 주목할 지점이다. 세 제품 모두 인터넷 연결 없이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지하철, 지하 공간, 해외 로밍 상황에서의 활용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청각 장애인만의 기기가 아닌 이유
이 기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타깃 사용자가 예상보다 넓다는 점이다. 청각 장애인과 난청인은 물론, 외국어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비즈니스 여행자, 시끄러운 공간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직장인, 자막 없이는 영화를 즐기기 어려운 사람들까지 잠재 사용자층이 된다. 실제로 리뷰어는 "청력이 정상이더라도 유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접근성 기술이 특수 집단을 위한 보조 도구에서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확장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자동 자막 기능이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 기본값이 된 것처럼, 안경 형태의 자막이 일상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시장과의 접점도 존재한다. 국내 보청기 시장은 연간 수천억 원 규모로 성장 중이며,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갤럭시 워치를 통해 헬스케어 웨어러블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실시간 자막 기능은 이미 갤럭시 AI의 통역 기능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다. 이 기술이 안경 형태로 분리·독립하는 흐름이 국내 제조사들에게 어떤 신호를 줄지는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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