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가 구글 안경을 만든다면, 당신은 쓸 건가요?
구글이 구찌와 손잡고 AI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다. 패션과 기술의 결합이 구글 글라스의 실패를 뒤집을 수 있을까? 삼성, 네이버 등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짚어본다.
10년 전, 구글은 안경으로 세상을 바꾸려다 조용히 실패했다. 이번엔 명품 브랜드를 앞세워 다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구글이 구찌를 선택한 이유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구찌의 모회사 케어링(Kering)과 협력해 AI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이며, 출시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구글은 올해 안에 첫 번째 Android XR 안경인 '프로젝트 오라(Project Aura)'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라는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과 흡사한 두꺼운 검정 플라스틱 프레임 디자인을 채택했다.
구글은 이미 워비파커, 젠틀몬스터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기능 경쟁이 아닌 디자인 다각화 전략이다. 즉, 구글이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사람들이 쓰고 싶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구글 글라스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3년 출시된 구글 글라스는 기술적으로 앞섰지만 사회적으로 외면받았다. 착용자를 뜻하는 'Glasshole'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와 어색한 외모가 발목을 잡았다. 카페와 식당에서 착용 금지 표시가 붙었고, 결국 2015년 일반 소비자 판매가 중단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은 2024년 기준 누적 100만 대 이상 판매되며 시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AI 어시스턴트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고, 카메라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도 스마트폰 보급 이후 상당 부분 둔감해졌다. 구글 입장에서는 '재도전의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흥미로운 건 파트너 중 젠틀몬스터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서울 성수동에서 출발한 한국 아이웨어 브랜드가 구글의 글로벌 하드웨어 전략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가 접점이 된다면, 진입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
반면 국내 경쟁 구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XR 헤드셋 갤럭시 XR을 준비 중이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어시스턴트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구글의 스마트 안경이 한국에서 네이버 클로바나 카카오 AI와 연동될 가능성은 낮다. 결국 소비자는 구글 생태계에 더 깊이 묶이게 된다. 편리함과 종속 사이의 선택이다.
가격도 변수다. 구찌 브랜드가 붙는 순간, 이 안경은 '기술 제품'이 아니라 '명품'의 가격 논리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100만 원이 넘는 스마트 안경을 일상에서 쓸 소비자층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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