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유
베이커휴즈가 베네수엘라에서 상당한 매출 기회를 예상한다고 발표. 미국의 제재 완화 조치가 에너지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가 다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레이더에 포착되고 있다. 베이커휴즈는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상당한 매출 기회"를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20년 만의 기회의 문이 열리다
베이커휴즈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업 전망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일부 제재를 완화하면서, 약 20년간 사실상 봉쇄됐던 시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3,000억 배럴 이상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을 보유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019년부터 강화된 미국의 제재로 인해 서구 에너지 기업들은 이 거대한 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빼야 했다.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같은 메이저 기업들이 잇따라 철수했고,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최대 일산 30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 수준까지 급감했다.
지정학적 계산법의 변화
그런데 왜 지금 미국이 제재 완화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표면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당 간 대화 재개를 지원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더 복잡한 에너지 안보 계산이 깔려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미국은 새로운 공급처 확보가 절실해졌다. 베네수엘라는 미국 멕시코만 연안 정제시설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중질유 특성상 미국 정제업체들이 선호하는 원유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
베이커휴즈 같은 유전 서비스 기업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베네수엘라의 노후화된 석유 인프라는 전면적인 현대화가 필요하고, 이는 곧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의미한다.
한국 기업들도 주목해야 할 이유
이 변화는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같은 조선업체들은 해양 플랫폼과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수주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포스코나 현대제철도 파이프라인과 정제시설 건설에 필요한 철강재 공급 기회가 생길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같은 정유업체들도 새로운 원유 도입선 확보 차원에서 베네수엘라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질유 정제 기술을 보유한 한국 정유업체들에게는 경쟁 우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정성은 여전하고, 미국의 제재 완화도 언제든 번복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제재 완화 조치가 발표됐지만, 베네수엘라 정부의 선거 공약 이행 여부에 따라 재검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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