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누구의 것인가: 54년 만의 귀환
아르테미스 II 승무원이 달 궤도 비행을 마치고 귀환했다. 반세기의 공백 끝에 인류가 다시 달을 향한 지금, 우리는 달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가?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을 떠난 이후, 인류는 54년 동안 단 한 번도 달에 발을 디디지 않았다. 그리고 2026년 봄, 오리온 우주선의 창문 너머로 지구가 작고 푸른 구슬처럼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던 네 명의 우주비행사가 돌아왔다.
54년 만의 귀환, 그리고 새로운 얼굴들
아르테미스 II 승무원은 단순한 탐사대가 아니다. 크리스티나 코크는 달 궤도를 비행한 최초의 여성이 됐고, 빅터 글로버는 유색인종 최초로 달 여정에 올랐다. 캐나다인 제러미 핸슨은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달을 향한 비행사가 됐으며, 리드 와이즈먼 선장의 고 부인 캐롤 와이즈먼의 이름은 달 표면에서 새로 발견된 밝은 지점에 붙여졌다. 이들이 비행한 궤적은 인류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나아간 유인 비행이었다.
지구 아래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NASA 관계자가 "달의 기쁨(moon joy)"이라 부른 감정이 번졌다. 반세기 넘게 잠들어 있던 어떤 집단적 설렘이 깨어난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아르테미스 III, IV, V가 뒤를 이을 것이고, NASA는 달 남극에 영구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달에 영구적으로 머물게 된다면, 우리는 거기서 무엇을 할 것인가?
달을 팔려는 사람들
탐사의 열기가 식어 있던 54년 동안, 달을 향한 인류의 욕망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방향이 바뀌었을 뿐이다. 경제적 야망이 그 자리를 채웠다.
2014년, 아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는 동전 크기의 물건을 달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1,600달러에 선보였다. 비트코인 제네시스 플레이트, 실물 도지코인, 한 어린 우주 팬의 스티커, 레딧 게시물 출력본, 그리고 일본 음료 회사가 후원한 분말 스포츠 음료까지—달을 향한 화물 목록은 기묘하면서도 어딘가 인간적이었다. 하지만 페레그린 미션 원 착륙선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소각되면서 이 화물들도 함께 사라졌다. 아스트로보틱은 올해 또 다른 발사를 준비 중이며, 이번에는 'MoonBox'라는 이름의 기념품 서비스를 내놨는데 이미 매진됐다.
달이 품고 있는 자원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희귀 금속, 생명유지 시스템이나 로켓 연료로 활용 가능한 얼음, 그리고 핵융합 연료로 쓰일 수 있는 헬륨-3—지구에서는 극히 희귀한 이 동위원소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NASA는 노키아와 손잡고 달 표면에 4G 셀룰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달 표면에서 약 25분간 실제로 작동하기도 했다.
'왜 지금'이 아니라 '왜 거기서'
아르테미스 II의 타이밍은 우연이 아니다. 지정학적 맥락이 있다. 중국은 2030년대 달 유인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우주 경쟁은 냉전 시대의 데자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1950년대 말,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력 시위의 일환으로 달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은 달이 단순한 과학의 영역을 넘어 지정학적 무대였음을 상기시킨다.
한국의 관점에서 이 흐름은 낯설지 않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2022년 달 궤도선 다누리를 성공적으로 발사했고, 한국은 2032년 달 착륙을 목표로 독자 달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삼성과 한화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도 우주 산업 생태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달 경제가 현실화될수록, 한국이 그 공급망의 어디에 위치할 것인지는 단순한 과학 문제가 아닌 산업 전략의 문제가 된다.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해리슨 슈미트는 달의 먼지 냄새를 "쏜 화약 같다"고 묘사했다
달 탐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과학적 발견, 기술 발전, 그리고 젊은 세대의 상상력 자극을 이유로 든다. 1963년 NASA 과학자들이 이 잡지의 전신 격인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도 같은 논리가 등장한다. 반대론자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달에 쏟아붓는 예산으로 지구의 기후 위기, 빈곤, 불평등을 해결하는 게 먼저 아니냐는 질문은 늘 유효하다.
그러나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서서 남긴 말—"장엄한 황무지"—는 단순한 감탄사가 아니었다. 그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이후, 지구 환경 보호 운동이 전례 없는 규모로 불붙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멀리서 지구를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지금 가진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아폴로 13호의 짐 러벨은 세상을 떠나기 전 녹음해둔 메시지에서 아르테미스 II 승무원들에게 말했다. "내 옛 동네에 온 걸 환영해. 그 횃불을 당신들에게 넘기게 되어 자랑스럽다. 바쁘겠지만, 경치를 즐기는 것도 잊지 마." 지구에서 32만 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곳에서 그 목소리를 들은 네 명의 우주비행사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곳에서 가장 오래된 충고를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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