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비극이 오락거리가 되는 시대
새번나 거스리 어머니 실종 사건이 보여주는 SNS 시대 비극의 오락화 현상. 진실 추적인가, 관음증인가?
84세 노인 한 명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 실종 사건이 전 미국을 들썩이게 만든 이유는 실종자가 바로 NBC 투데이쇼 진행자 새번나 거스리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일, 낸시 거스리가 아리조나 투손 근교 자택에서 실종됐다. 교회에 나타나지 않자 교인들이 가족에게 연락했고, 경찰이 출동한 현장은 '범죄 현장'이었다. 현관 초인종 카메라는 연결이 끊어져 있었고, 심박조율기 앱도 휴대폰에서 분리된 상태였다.
비극이 콘텐츠가 되는 순간
충격적인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이후 벌어진 일들이다. 틱톡에는 '범인 추리' 영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칭 '아마추어 탐정'들이 거스리 가족이 올린 호소 영상을 프레임별로 분석하며 '수상한 점'을 찾아냈다. 심지어 가족의 연루 가능성까지 제기하는 추측성 콘텐츠들이 확산됐다.
TMZ가 수백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몸값 요구서를 받았다고 보도하자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가짜 몸값을 요구한 캘리포니아 남성이 체포되는 등, 한 가족의 비극에 온갖 사람들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관심이 아니다. 유명인과 관련된 범죄 사건은 이제 하나의 '콘텐츠 장르'가 됐다.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조회수와 수익을 가져다주는 소재이고, 일반인들에게는 추리 게임 같은 오락거리가 된 것이다.
진실 추적인가, 관음증인가
작년 12월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 살해 사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아들 닉 라이너가 용의자로 지목되자, 온라인에서는 그의 과거 인터뷰 영상을 분석하며 '몸짓 언어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건 당일 코난 오브라이언의 파티에 참석했다는 사실까지 추가 '떡밥'이 됐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90년대 말-2000년대 초 타블로이드 문화의 부활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당시를 경험한 세대들이 지금은 그 시절을 '흑역사'로 여기면서도, 정작 SNS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SNS가 더욱 개인화되고 수익화되면서, 사람들은 타인의 비극을 콘텐츠로 소비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 알고리즘은 이런 콘텐츠를 더 많이 노출시키고, 크리에이터들은 더 자극적인 추측을 내놓는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관음증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유명인 관련 사건이 터지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는 '진실 추적' 콘텐츠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팩트 체크'라는 명목하에 추측성 내용들이 마치 사실인 양 포장되어 유통된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다. 플랫폼들이 자극적 콘텐츠에 더 많은 노출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피해자와 가족의 고통은 뒷전이고, 오락적 소비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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