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의 죽음, 그리고 우리가 잃는 것들
베조스와 루이스가 주도하는 워싱턴 포스트 대규모 해고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150년 역사의 신문이 사라져가는 과정을 통해 본 언론의 미래.
2.5백만에서 2억으로. 제프 베조스가 소유한 워싱턴 포스트가 내건 '크고 대담한 목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수만 명의 구독자를 잃은 상황에서, 이 신문은 이제 스포츠부와 도서 섹션을 완전히 폐쇄하고 국제부와 지역부를 대폭 축소하는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다.
살인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아침 회의에서 직원들은 자신들이 해고 대상인지 이메일을 통해 확인해야 했다. 윌 루이스 발행인은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이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언론계의 상징이 맞이한 현실이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8년간 백악관 출입기자로 활동한 애슐리 파커가 쓴 이 글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니다. 그녀는 이 상황을 "살인"이라고 표현한다. 베조스와 루이스가 이 신문의 모든 특별함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폭로했던 그 신문이, 9·11 테러와 1·6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을 생생히 보도했던 그 신문이, 이제 폴리티코의 아류로 전락하려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폴리티코는 20년 전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이 독립해 만든 매체다.
무엇이 진짜 사라지는가
숫자만 봐도 참담하다. 선데이 매거진 폐간, 수백 명의 직원 해고, 메트로 데스크 50% 축소. 하지만 진짜 손실은 다른 곳에 있다.
"워터게이트는 지역 뉴스로 시작됐다." 파커의 이 한 마디가 핵심을 찌른다. 1972년 6월 18일, 워터게이트 침입 사건을 처음 보도한 기사에는 8명의 기자가 참여했다. 지역 경찰서 스캐너에서 들린 "워터게이트에서 문이 열려 있다"는 한 마디가 결국 대통령을 물러나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워싱턴 포스트의 DNA였다. 지역과 전국, 정치와 일상, 스포츠와 국제뉴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더 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었다. 베네수엘라 정변이 오하이오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백악관 정책이 워싱턴 DC 학부모들의 일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신문의 힘이었다.
협업이 만든 기적들
파커는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워싱턴 포스트만의 문화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동료가 전화 통화를 엿듣고 즉석에서 취재원 연락처를 보내주고, 위험한 취재를 하는 기자에게 "안부 확인"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문화. 출산휴가 중인 기자를 트럼프 인터뷰에 초대하고(비록 거절했지만), 심장마비로 쓰러진 동료를 위해 3개월치 식사를 준비해주는 문화.
"우리는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 후드티를 입고 출근했다. 이것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정체성이었다. 1·6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 당시, 의회가 조사위원회 구성을 거부하자 워싱턴 포스트는 100명 이상의 기자를 동원해 38,000단어 분량의 대형 기획 시리즈를 제작했다. 국정감사권도 없는 신문사가 의회가 하지 않은 일을 해낸 것이다.
성공 모델은 존재한다
베조스와 루이스의 주장과 달리, 종합 일간지도 수익을 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뉴스, 오디오, 게임, 요리, 동영상, 장문 기사 등으로 다각화하며 성장하고 있다. 액시오스나 펀치볼 뉴스 같은 전문지들도 핵심 독자층에 집중해 성공했다.
이 글을 게재한 디 애틀랜틱도 수익을 내며 150만 구독자를 확보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기존 독자를 버리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새로운 독자를 찾아 헤매는 동안 말이다.
한국 언론이 주목해야 할 지점
이 사건이 한국 독자들에게 남의 일이 아닌 이유는 명확하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우리나라 주요 일간지들도 구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세대교체, 미디어 소비 패턴 변화라는 동일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의 실패 사례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단순히 인력을 줄이고 섹션을 통폐합하는 것만으로는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신문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독자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이 뉴스 유통을 장악한 상황에서, 한국의 전통 언론사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워싱턴 포스트처럼 정체성을 포기하고 획일화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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