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소득의 10%만 음식에 쓴다는 것의 진짜 의미
100년 전 42%에서 10%로 떨어진 미국의 식비 비중. 이 변화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엥겔의 법칙으로 본 경제 자유도의 진화.
10.4%. 이 숫자가 왜 역사적으로 놀라운지 아는가? 바로 2024년 미국인들이 가처분소득에서 음식에 쓴 비중이다. 한 달 버는 돈 중 겨우 10원꼴만 식비로 나간다는 뜻이다.
100년 전과 비교해보자. 1901년 미국 가정은 예산의 42.5%를 음식에만 썼다. 주거비도 교육비도 아닌, 오직 먹는 것만으로 말이다. 오늘날 한국 중위소득으로 치면 한 달에 260만원을 식비로만 쓰는 셈이다.
잊혀진 혁명: 42%에서 10%까지
이 극적인 변화 뒤에는 독일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이 1857년 발견한 법칙이 있다. 벨기에 노동자 가정 200여 곳을 분석한 그는 놀라운 패턴을 발견했다. 가난한 가정은 소득의 60-70%를 음식에 썼지만, 부유한 가정은 50% 미만만 썼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엥겔의 법칙'이다. 소득이 늘수록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든다는 원리. 15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시대 데이터에서든 확인되는 경제학의 가장 견고한 법칙 중 하나다.
왜 이 법칙이 중요할까? 식비 비중은 사실상 '자유 지수'이기 때문이다. 소득의 3분의 2를 먹는 데만 써야 한다면, 교육이나 의료, 저축, 여가 같은 '생존 이상의 삶'을 위한 여유는 거의 없다. 이 비중이 떨어질수록 진짜 삶이 시작된다.
농업 혁명이 만든 기적
이 변화는 우연이 아니라 인류 역사상 가장 과소평가된 혁명의 결과다. 바로 미국 농업의 대변신이다.
1940년 미국 농부 한 명은 19명을 먹여 살렸다. 오늘날은? 170명이다. 80여 년 만에 생산성이 9배 늘었다. 1850년엔 미국 노동자 대부분이 농장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2% 미만이다. 더 적은 사람이 더 적은 땅에서 훨씬 많은 식량을 생산한다.
옥수수를 보자. 1866년부터 1936년까지 70년간 수확량은 에이커당 26부셸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잡종 옥수수, 화학 비료, 기계화, 현대 유전학이 등장하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1950년 38부셸이던 것이 지금은 180부셸을 넘는다. 같은 땅에서 7배 더 많이 키우는 것이다.
결과는?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19년 실질 식품 소매가격은 1980년보다 오히려 2% 낮았다. 품질과 다양성의 엄청난 개선은 별도로 치고도 말이다.
전 세계가 증명하는 엥겔의 법칙
이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엥겔이 예측한 대로 전 세계에서 패턴이 확인된다. 나이지리아인들은 소비 지출의 59%를 집에서 먹는 음식에 쓴다. 방글라데시는 53%, 중국은 21%다. 미국은 7% 미만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 어떨까?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 가구의 식료품비 비중은 13.4% 정도다. 미국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지금 계란값이 왜 이렇게 비싸지?
물론 최근 식품 가격 상승은 실제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식품 가격은 23.6% 올랐다. 조류독감 때문에 2024년 계란값만 8.5% 뛰었고, 쇠고기는 5.4% 올랐다.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2022년 '식품 가격 대란'이 절정에 달했을 때조차, 미국인들이 소득에서 식비로 쓴 비중은 1991년 이전 어느 해보다도 낮았다는 것이다. 소위 '위기'라는 것이 사실은 1990년대 초 수준으로의 복귀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1950년대 사람들에게는 기적 같은 수준이었다.
더욱 흥미로운 건 팬데믹 이후 미국인들의 실제 행동이다. 배달앱에 돈을 다 쓴다는 우려와 달리, 미국인들은 오히려 외식비를 줄이고 집에서 요리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25세 미만 젊은층의 변화가 가장 크다.
싸진 음식의 숨겨진 비용
물론 10.4%라는 숫자가 모든 걸 말해주지는 않는다. 평균은 늘 무언가를 숨긴다.
먼저 불평등이다. 2023년 미국에서 최저소득 20% 계층은 세후소득의 32.6%를 식비로 썼다. 최고소득 20%는 8.1%만 썼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사이에 4배 차이가 난다. 엥겔의 법칙이 현대 미국에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싼 음식'의 정체도 생각해봐야 한다. 가격을 낮춘 농업 혁명은 동시에 초가공식품을 미국인 식단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보존성과 편의성, 맛을 위해 설계된 이 음식들이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을 불러왔다. 이런 비용은 마트 영수증에는 안 나오지만 의료비로는 확실히 나온다.
환경 비용도 마찬가지다. 온실가스, 멕시코만 데드존을 만드는 비료 유출, 단일재배로 인한 생물다양성 손실. 이 모든 비용은 소비자가 직접 지불하지 않는다. 그리고 축산업이 수십억 동물들에게 가하는 고통은 가격표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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