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IEA를 떠날 수도 있다는 경고의 진짜 의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IEA 탈퇴를 경고했다. 기후변화 대응보다 에너지 안보를 우선시하겠다는 신호일까? 글로벌 에너지 질서 재편의 시작점인지 분석해본다.
미국이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떠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가 IEA의 기후변화 중심 정책에 반발하며 던진 폭탄선언이다.
50년 동맹에 균열
IEA는 1974년 오일쇼크 이후 서방 선진국들이 에너지 안보를 위해 만든 기구다. 미국은 창립 멤버이자 최대 출자국으로, 전체 예산의 25%를 부담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IEA가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전환에 집중하면서 미국 내 반발이 커졌다.
라이트 지명자는 "IEA가 기후 아젠다에만 매몰되면 미국은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IEA가 2021년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서 신규 석유·가스 개발 중단을 권고한 것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돈의 흐름이 바뀐다
미국이 IEA를 떠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우선 연간 4억 달러 규모의 IEA 예산에서 미국 기여분이 사라진다. 더 중요한 건 미국의 전략석유비축유(SPR) 6억 배럴이 IEA 공동 대응에서 빠진다는 점이다.
한국에게도 직접적 타격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하는 상황에서 IEA의 비상시 석유 공급 시스템에 의존해왔다. 미국이 빠지면 이 안전망이 크게 약화된다.
기후 vs 안보, 선택의 기로
이번 갈등의 본질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사이의 우선순위 다툼이다. 유럽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지만, 여전히 탄소중립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세계 최대 석유·가스 생산국이 되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왜 우리가 화석연료 생산을 제한해야 하느냐"는 논리다. 실제로 미국은 2023년 일평균 1,3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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