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멜라니아 다큐에 75억원 쏟아부은 진짜 이유
멜라니아 트럼프 다큐멘터리에 아마존이 투자한 530억원. 박스오피스 수익보다 정치적 로비가 목적일까? 빅테크 기업들의 새로운 정부 대응 전략을 분석한다.
530억원을 들여 만든 다큐멘터리가 개봉 첫 주말 94억원을 벌어들였다. 수익성만 보면 참담한 실패작이다. 하지만 아마존이 멜라니아 트럼프 다큐멘터리에 이토록 거액을 투자한 이유는 돈이 아닐 수도 있다.
예상을 뛰어넘은 흥행, 하지만 적자는 확실
브렛 래트너 감독의 "멜라니아"는 개봉 첫 주말 704만 달러(약 94억원)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개봉 전 예상치인 300만~500만 달러를 넘어선 성과다. 하지만 아마존이 작품 구매에 4000만 달러(약 530억원), 마케팅에 3500만 달러(약 465억원)를 쏟아부은 것을 고려하면 극장 수익만으로는 절대 본전을 뽑을 수 없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경쟁 과정이다. 아마존은 두 번째 입찰자인 디즈니보다 2600만 달러(약 345억원)나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영화계 베테랑 테드 호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음악 라이선스가 들어가지 않은 다큐멘터리 중 가장 비싼 작품일 것"이라며 "이게 정치적 로비가 아니라면 뭐겠느냐"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비판 속에서도 밀어붙인 아마존의 계산
작품 자체의 평가는 참혹하다. 메타크리틱에서 7%, 로튼토마토에서 10%라는 극악의 점수를 받았다. 뉴욕타임스 영화 비평가 마노흘라 다르기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20일간의 일상을 매우 제한적이고 조심스럽게 연출한 기록물"이라고 혹평했다.
제작 과정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7년 성희롱 의혹으로 할리우드에서 퇴출된 브렛 래트너가 7년 만에 복귀작으로 선택한 것도 그렇고, 뉴욕 촬영팀의 3분의 2가 크레딧 표기를 거부했다는 사실도 작품에 대한 업계 내 시선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아마존은 밀어붙였다. 팀 쿡애플 CEO가 백악관 시사회에 참석했고, 아마존은 이 작품을 프라임 비디오에서 장기간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빅테크의 새로운 정치 게임
아마존의 이번 투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정부와의 관계에서 취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준다. 과거처럼 로비스트를 고용하거나 정치인에게 직접 후원금을 주는 대신, 문화 콘텐츠를 통해 우회적으로 관계를 맺는 전략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해왔다. 아마존은 독점 이슈, 세금 문제, 노동 정책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퍼스트레이디의 다큐멘터리에 거액을 투자한 것은 일종의 '보험'일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비슷한 고민에 직면해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정부의 플랫폼 규제를 받고 있고, 삼성전자는 미중 갈등 속에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정치적 리스크 관리 방식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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