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MRI 99% 이상해도, 실제론 멀쩡했다
40세 이상 성인 99%가 MRI에서 어깨 이상 소견을 보였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었다. 의료 영상 진단의 한계와 과잉진료 문제를 들여다본다.
99%가 이상해도 아프지 않다면?
어깨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의사는 십중팔구 MRI를 찍자고 한다. 하지만 이번 주 발표된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40세 이상 성인의 99%가 MRI에서 회전근개 이상 소견을 보였지만, 대부분은 어깨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이 연구는 의료 영상 진단의 맹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에서 상완골을 고정하는 근육과 힘줄 그룹으로, 어깨 통증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MRI 상 '이상'과 실제 '증상' 사이의 간극이 이토록 클 줄은 몰랐다.
진단 기술의 역설
MRI 기술이 발달할수록 더 많은 '이상'이 발견된다. 문제는 이 이상들이 실제 증상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회전근개 파열부터 힘줄 비후까지 다양한 이상 소견을 분류했지만, 이들 대부분이 무증상 참가자에게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의학적 호기심의 영역이 아니다. 한국의 의료비 지출에서 영상 진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따르면, 어깨 관련 MRI 촬영 건수는 지난 5년간 40% 증가했다.
환자와 의사, 서로 다른 기대
환자 입장에서는 명확한 답을 원한다. "뭔가 보이는 게 있으니까 아픈 거 아닌가요?" 하지만 의사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MRI에서 발견된 이상을 무시하기도, 과도하게 해석하기도 어렵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환자들이 영상 결과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임상 증상과 영상 소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설명한다.
결국 불필요한 수술이나 과도한 치료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미국에서는 이미 회전근개 관련 수술이 연간 30만 건을 넘어서며, 이 중 상당수가 불필요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의료계의 고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MRI 보유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잉 진단의 위험도 그만큼 크다. 특히 어깨 통증은 중년층에서 흔한 증상이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최근 "영상 진단보다 임상 소견을 우선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의료진도 환자도 '보이는 것'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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