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일본 총선 앞두고 지속될까?
미일 공동 개입 가능성에 엔화 급등했지만, 전문가들은 2월 8일 총선을 앞두고 140엔대 진입 여부에 의문 제기. 캐리 트레이드는 여전히 건재한 상황.
155엔에서 149엔까지. 불과 며칠 만에 엔화가 달러 대비 6엔이나 급등했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환율 개입 가능성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2월 8일 일본 중의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 강세가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시장이 보낸 경고 신호
엔화 급등의 직접적 계기는 트럼프 행정부와 일본 정부 간 환율 개입 논의였다. 달러-엔 환율이 155엔을 넘나들며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자, 일본 당국의 개입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강세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골드만삭스의 통화 전략가는 "개입 위협은 단기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근본적인 금리 격차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엔화 강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일 간 금리 격차는 여전히 4%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0.5% 수준에 머물러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총선이 가져올 변수
2월 8일 일본 중의원 선거는 엔화 향방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과반을 유지할지, 아니면 정권 교체가 일어날지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35% 내외로, 안정적 과반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만약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해진다면,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무라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거 결과에 따라 BOJ의 독립성과 통화정책 기조가 영향받을 수 있다"며 "이는 엔화 강세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
엔화 강세는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출 기업들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은 일본 장비업체들과의 거래에서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같은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엔화 강세로 일본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한국차의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엔화 변동성 확대는 원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출입 기업들의 환헤지 전략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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