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광고로 맞붙는 비만 치료제들, 승부수의 배경은?
슈퍼볼 광고에 등장하는 비만 치료제들. 거대한 광고비 투자 뒤에 숨겨진 제약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시장 확대 전략을 분석해본다.
1억 4천만 명이 시청하는 무대에서 비만 치료제들이 정면승부를 벌인다. 올해 슈퍼볼 광고에 여러 비만 치료제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제약업계 역사상 가장 큰 대중 마케팅 경쟁이 시작됐다.
슈퍼볼 무대에 선 비만 치료제들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등 주요 비만 치료제들이 슈퍼볼 광고에 출연한다. 30초 광고 한 편당 700만 달러가 넘는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이는 비만 치료제가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전통적으로 제약회사들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젭바운드는 작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신약으로, 기존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의 비만 치료 버전이다. 임상시험에서 평균 체중의 20% 이상 감량 효과를 보였다.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이유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현재 24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1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성인 인구의 42%가 비만에 해당하는 상황에서, 이 시장은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다.
문제는 공급 부족이다.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생산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많은 환자들이 대기 상태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곧 시장 점유율 확보로 이어진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미 오젬픽과 위고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일라이 릴리의 추격이 거세다. 더욱이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거대 제약사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의료계의 엇갈린 시선
의료진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일부는 환자들이 치료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상담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본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비만을 단순한 의지력 문제로 여겨 치료를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대중 광고가 의료진과의 상담 없이 약물 사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비만 치료제는 메스꺼움, 구토 등의 부작용이 있고, 일부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보험 적용 문제도 복잡하다. 월 치료비가 1000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많은 보험사들이 비만 치료제 급여를 제한하고 있다. 광고를 보고 관심을 가진 환자들이 실제 치료받기까지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한국 시장에 미칠 파장
국내에서도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고비는 이미 국내 허가를 받았고, 다른 치료제들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국내 의료 환경은 미국과 다르다.
한국은 직접 소비자 광고(DTC)가 제한적이어서 슈퍼볼 같은 대중 광고는 불가능하다. 대신 온라인을 통한 정보 확산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약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등이 비만 치료제 개발이나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경쟁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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