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구독료, 왜 계속 오를까
FT 구독료 인상 뒤에 숨은 미디어 업계의 생존 전략. 독자는 더 많이 내고, 광고주는 떠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또 구독료를 올렸다. 스탠다드 디지털 요금제가 연간 540달러에서 299달러로... 잠깐, 이건 할인 아닌가?
겉으로는 할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는 첫 해 프로모션 가격이고, 이후엔 월 75달러를 내야 한다. 연간으로 치면 900달러, 기존 대비 67% 인상이다.
광고 수익 급감, 구독료로 메우기
전 세계 신문사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 시장은 구글과 메타가 80% 이상 장악했고, 전통 미디어에 떨어지는 광고비는 해마다 줄고 있다.
FT의 선택은 명확했다. 광고 의존도를 줄이고 구독료로 생존하자는 것. 실제로 FT는 구독 수익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뉴욕타임스(66%), 월스트리트저널(65%)도 비슷한 구조다.
독자는 선별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에는 숨은 의도가 있다. 바로 '독자 선별'이다. 월 75달러를 기꺼이 낼 수 있는 고소득층만 남기겠다는 뜻이다.
FT의 구독자 중 85%가 연봉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이다. 이들은 가격에 덜 민감하고,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타겟이기도 하다. 결국 적은 수의 프리미엄 독자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국내 언론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일보는 디지털 구독료를 월 9,900원에서 14,900원으로 올렸고, 중앙일보도 12,000원에서 16,500원으로 인상했다.
정보 격차의 새로운 양상
문제는 이런 추세가 '정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양질의 저널리즘은 돈 있는 사람만 볼 수 있게 되고, 나머지는 무료 콘텐츠나 가짜뉴스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역 신문 2,100개가 지난 20년간 문을 닫았다. 이른바 '뉴스 사막(News Desert)'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역 언론사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고, 남은 곳들도 구독료 인상으로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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