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기지 의혹 캄보디아, 美 군함 첫 접안 허용
USS 신시내티호가 중국 자금으로 확장된 캄보디아 리엠 해군기지에 첫 접안. 20년간 소원했던 미-캄보디아 관계 복원 신호탄일까, 양다리 외교일까?
중국 자금으로 확장된 해군기지에 미국 군함이 처음 정박했다. 1월 24일, USS 신시내티호가 캄보디아 리엠 해군기지에 접안하며 20년 만에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 독립급 연안전투함의 5일간 방문은 단순한 친선 방문이 아니다. 리엠 기지는 2022년부터 중국 정부 자금으로 대규모 확장 공사를 진행해 왔고, 서방 정보당국은 이곳이 사실상 중국 해군기지로 변모할 것을 우려해 왔다.
중국 그림자 속 미국의 첫 발
리엠 기지의 중국식 업그레이드는 인상적이다. 300미터 길이의 심해 부두, 5,000톤 규모 건식 도크, 1,000톤 슬립웨이, 그리고 캄보디아-중국 합동 물류훈련센터까지. 작년 4월 훈 마넷 총리가 직접 개장식을 주재했을 정도다.
문제는 2019년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비밀 협정이다. 당시 훈 센 총리가 중국군에게 30년간 기지 사용권을 허용했다는 내용이었다. 캄보디아 정부는 "헌법상 외국 군사기지 설치는 불가능하다"며 부인했지만, 의혹은 계속됐다.
사무엘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리엠 부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캄보디아 친구들이 리엠이 주권 항구가 될 것이라고 계속 확신시켜 줬다"며 "이번 방문은 캄보디아 주권에 대한 우리의 신뢰 표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와 실용주의 외교
흥미롭게도 이런 화해 무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린다. 트럼프 정부가 USAID를 폐쇄하고 자유아시아방송 같은 민주주의 지원 프로그램 예산을 삭감하면서, 프놈펜과의 관계 개선 장애물이 사라진 것이다.
훈 마넷 총리는 파파로 사령관과의 면담에서 트럼프의 '평화위원회' 참여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평화유지 증진에 대한 캄보디아의 헌신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것이 공식 이유다.
양국은 2017년 캄보디아가 일방적으로 취소한 앙코르 센티넬 합동군사훈련 재개에도 합의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2026년 후반이나 2027년 초" 훈련 실시를 목표로 2-3월부터 계획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역설적 타이밍
하지만 이런 관계 개선은 역설적 상황과 겹친다. 미 재무부는 최근 캄보디아 프린스 홀딩 그룹에 대해 전면 제재를 가했다. 이 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 산업이 2024년 한 해에만 미국인들에게 10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프린스 홀딩은 훈 센 전 총리를 포함한 캄보디아 지도층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기업이다. 한쪽에서는 군사협력을 확대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경제 제재를 가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파편화되고 혼란스러운 외교정책 결정"의 결과로 분석한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캄보디아-태국 국경분쟁 중재에 나선 이후 프놈펜에서 쏟아지는 "적절한 아첨"에 취약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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