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 이제 구독료만 내면 될까?
생명연장 기술이 부유층만의 특권이 되면서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기술 발전과 사회적 형평성 사이의 딜레마를 살펴본다.
"영원한 생명"이 이제 구독 서비스처럼 판매되고 있다. Financial Times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첨단 생명연장 기술들이 점점 더 상업화되면서 부유층만의 전유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돈으로 사는 시간
현재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은 연간 수백만 달러를 생명연장 치료에 투자하고 있다. Altos Labs, Calico, Unity Biotechnology 같은 회사들은 노화 역전 기술을 개발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유치했다.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마치 넷플릭스 구독료처럼 정기적인 비용을 요구한다.
문제는 이런 기술의 접근성이다. 현재 가장 기본적인 노화 방지 치료도 월 1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더 고급 치료는 연간 100만 달러를 넘나든다. 일반인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감지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항노화 연구에 뛰어들면서, 향후 이런 기술이 국내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계급 사회의 탄생
생명연장 기술의 상업화는 단순한 의료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계급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부유층은 150년, 200년을 살면서 부와 권력을 축적하는 반면, 일반인은 여전히 80년 내외의 수명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기존의 불평등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돈이 많으면 더 좋은 집에 살고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아예 두 배 이상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스탠포드 대학의 생명윤리학자 헨리 그릴리 교수는 "생명연장 기술이 소수에게만 제공된다면, 인류는 생물학적으로 서로 다른 종족으로 분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와 접근성의 딜레마
정부와 의료계는 이런 기술의 규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 발전을 막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불평등을 방치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적 의료보험 시스템을 통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한국의 건강보험처럼 기본적인 생명연장 치료는 국가가 보장하고, 고급 치료만 개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막대한 재정 부담을 수반한다.
또 다른 접근법은 기술의 오픈소스화다. 생명연장 기술의 핵심 특허를 공개하여 비용을 낮추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기업들의 투자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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