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석유 사유화 법안 서명... 트럼프 압박에 굴복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가 석유 부문 사유화 법안에 서명했다. 마두로 납치 후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가 납치된 지 27일 만에, 베네수엘라는 50년 국유화 역사를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가 1월 29일 석유 부문 사유화를 허용하는 개혁 법안에 서명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핵심 사항이었다.
압박과 굴복의 27일
1월 3일 미군이 마두로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납치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 석유 부문 개방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트럼프는 로드리게스에게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로드리게스는 서명식에서 "우리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국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 미래는 이제 외국 기업들의 손에 달려 있게 됐다.
새 법안의 핵심 내용은 명확하다. 민간 기업이 베네수엘라 석유의 생산과 판매를 통제할 수 있게 되고, 법적 분쟁은 베네수엘라 법원이 아닌 외국 법원에서 해결된다. 정부가 징수할 수 있는 로열티는 30%로 제한된다.
당근과 채찍의 동시 작전
법안 서명과 동시에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미 재무부는 "기존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운송, 정제, 판매 등에 필요한 제한적 거래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형적인 "당근과 채찍" 전략이다.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부과된 전면적 제재를 유지하면서도, 협력할 경우의 혜택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게임 체인저는 따로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판매할지 결정하고, 수익금은 미국이 통제하는 은행 계좌에 예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권 vs 현실의 충돌
베네수엘라는 1970년대 석유 부문을 국유화했고, 2007년 우고 차베스는 외국 자산을 수용하며 정부 통제를 강화했다. 50년 가까운 국유화 정책이 한순간에 뒤바뀐 셈이다.
물론 비판도 거세다. 마두로 납치 과정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고, 미국의 베네수엘라 주권 침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와 그의 동맹들은 베네수엘라 석유가 미국에 "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문제는 마두로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탄압과 경제적 불안정을 겪어온 베네수엘라에서 외국 기업들이 과연 투자를 늘릴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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